조미료는 1920년대에 글루타민산 소다를 주원료로 개발된 일종의 미각 촉진제이다.
이것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상품화되어 시장에 등장했을 때
그 상품명은 아지노모토였고 한자로 味の元으로 표기했다.
우리나라의 미원은 일본의 味の元(아지노모토)에서
일본의 히라가나인 노(の)만 살짝 빼버린
한자 아지노모토(味元) 그대로인 것이다.
한국인이 처음으로 조미료를 접한 것은 일본의 아지노모토였고,
해방 전은 말할 것도 없고 해방 후에도 미원이 등장할 때까지만 해도
조미료는 아지노모토 하나밖에 없었다.
그런 까닭으로 조미료 하면
우선 아지노모토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되고,
아지노모토와 조미료는 동의어(同義語)로까지 여겨지게 되었다.
그래서 미원이 처음 등장했을 때 소비자들은 한자만 보고 味元을 아지노모토라고 생각을 했다.
우연의 일치였는지, 미원 측의 전술이었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포장까지도 아지노모토로 착각할 만큼 비슷했다.
거기다 일부 일선 판매업자들은 미원을 아지노모토로 속여 팔기도 했고,
일본 자회사라느니 일본 기술자가 와서 일본 아지노모토를
그대로 만든 제품이라느니 하면서 엉터리 선전을 하기도 했다.
이런 전략이 적중을 해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미원을 선호했고,
그때부터 조미료의 대명사가 아지노모토에서
미원으로 서서히 자리바꿈해 가기 시작했다.
주부들도 시장에서 조미료를 살 때면 자연스럽게
“미원 하나 주세요”라고 말하게 되었고,
한번 길들여진 언어 습관은 좀처럼 고쳐지지 않았다.
“조미료 하나 주세요”가 “미원 하나 주세요.”로
통용이 되던 때에 한국의 S대기업에서는 ‘미풍’이라는 조미료를 만들었지만
국민 언어 습관의 벽을 넘지 못하고 미원에 백기를 들고 말았다.
36년 동안 가장 미워하는 민족이 일본이었고,
우리 민족은 그들로부터 벗어나고자 하였다.
그러나 자의든 타의든 일본 문화에 익숙해져 버렸으며,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그들의 습관이 우리의 습관으로 되어 버렸다.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생각을 바꾸고, 언어를 바꾸고, 행동을 바꾸고, 인생을 바꾸어야만 한다.
그래서 부모의 행동, 좋은 인생선배의 언어, 생각이 중요하다.
습관은 그렇게 내 인생에서 시나브로 녹아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