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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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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이 아이들 망친다

 

경향신문 1999. 11. 19. 

 

포켓몬스터(포켓몬)가 어린이들에게 잘못된 소유욕과 폭력 등을 조장시켜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7월부터 SBS가 방송해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에 대해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 달 초 미국에서 개봉된 포켓몬은 개봉 이틀 만에 25백만 달러의 수입을 기록하며 개봉날 수 천명의 어린이들이 감기를 핑계로 집단결석하고 극장으로 몰려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완구점에서는 포켓몬 관련 상품이 동이 나고 부모들은 모조품이라도 사려고 거리를 헤매고 있다. 포켓몬은 당초 일본에서 초등학생용으로 나온 오락게임이다. 여러 가지 몬스터(괴물)를 모으면서 적과 싸워나가는 게임으로 몬스터를 서로 교환할 수 있다.

 

게임 인기에 힘입어 TV만화, 극장영화, 만화책, 각종 캐릭터상품 등이 쏟아져 나오게 됐다. 타임에 따르면 포켓몬이 미치는 해악은 어린이들의 폭력성 자극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난 아이가 포켓몬이 나를 싸우게 만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151개의 몬스터(괴물) 트레이드 카드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서로 희귀한 것을 가지려고 비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6살짜리 꼬마는 인터넷에서 카드를 복사해 가짜로 친구를 속이기도 하고 9살 난 초등학생은 카드를 얻으려고 상급생을 흉기로 찌르기도 했다.

 

포켓몬카드가 없어 왕따 당하는 학생들이 생겨나 포켓몬을 금지시키는 학교까지 생겨났다. 뉴 저지의 한 학부모 단체는 포켓몬 카드 제조업자들에 대해 사기꾼이라며 소송에 들어갔다. 심리학자들은 게임을 오래 하면 아이들이 가상 세계와 현실을 구별 못해 혼란을 겪는다고 말한다. 포켓몬 열풍에 대해 아동심리학자 스테파니 프라토라는 포켓몬이 아이들의 우월감을 충족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임법칙을 많이 알고, 자기에게 유리한 거래가 무엇인지 아는 아이일수록 우월감을 갖게 되고 게임법칙을 모르는 부모에게서 해방감을 맛본다는 것이다. 결국 포켓몬은 어른들의 상술과 소유욕이 아이들 세계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고 경고한다. 국내에 아직 게임기는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SBS의 만화영화 시청률이 20%에 이르는 등 갈수록 어린이들 사이 인기를 끌고 있다. SBS는 현재 방영분 말고 2차례로 52편을 더 수입해 내년 상반기까지 방송을 연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