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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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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Big2,

 

이코노미스트 1999. 5. 11.

 

한국목장의 한판결투

정보의 바다 인터넷으로의 항해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찾게 되는 관문 포틀(portal) 사이트’. 야후(Yahoo)가 선점하고 있는 국내 포틀의 맹주(盟主) 자리에 도전장을 던진 새로운 포틀이 등장했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미래산업이 라이코스(Lycos)와 손을 잡은 것. 오는 6월 서비스개시를 목표로 칼을 갈고 있는 라이코스는 인지도나 서비스면에서 뛰어나지만 과연 야후의 적수(敵手)가 될 수 있을까. 하루 1천만 페이지뷰를 최근 돌파한 야후코리아는 라이코스의 도전에 경쟁=발전이라며 여유를 보이고 있다. 라이코스와 야후와의 일전(一戰)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진단해 본다. 우선 각 사이트에 대한 평가를 보자.

 

라이코스는 지난 3월 처음으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야후보다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 집중됐다. 미디어매트릭스의 인터넷 이용자 조사 결과 3월 한 달 동안 전 세계의 라이코스 이용자는 3천1백90만 명이었으나 야후의 이용자는 3천1백30만 명에 그쳤다. 근소한 차이지만 라이코스가 야후를 앞질렀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앞으로 전개될 싸움에서 라이코스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견해 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야후에서는 이 조사의 결과에 대해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야후 코리아의 관계자는 라이코스의 경우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트라이포드(Tripod.com)나 에인절파이어(Angelfire.com)의 조회수까지 함께 산정돼 수치가 올라갔다는 것이다. 야후의 경우는 야후의 단일 사이트에 대한 조회수만이 계산되었다는 것. 반면 야후는 페이지뷰에 있어 라이코스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페이지뷰란 고객들이 포틀화면에 들어가 다른 페이지를 조회한 횟수를 말한다. 미디어매트릭스에 의하면 야후는 하루 조회되는 페이지가 라이코스보다 4배 이상 많은 2억 3천5백만 페이지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라이코스 측에서는 페이지뷰라는 조사방식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 “디렉터리를 나열해 주는 방식의 야후는 당연히 페이지뷰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라이코스는 원하는 정보가 바로 나올 수 있는 구조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라이코스 측 관계자의 말이다. 이렇듯 인터넷업체별로 통계조사의 척도에 대한 선호를 달리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서비스방식이 업체별로 조금씩 다르기 때문.

신문의 경우 열독률발행부수가독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력을 평가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그렇다면 실제로 제공되는 서비스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포틀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서비스는 바로 검색엔진.

 

정보의 바다 인터넷 항해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드넓은 바다에서 무작정 헤매지 않게 나침반의 역할을 해준다. 검색기능을 통해 원하는 목적지까지 최단시간에 갈 수 있는 것이다. 야후는 “Click till you drop"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서도 잘 나타나듯이 일단 인터넷에 들어오면 빠져나가는 순간까지 유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클릭 한 번으로 찾아준다고 주장한다.

야후가 검색해 주는 디렉터리는 웹서퍼라 불리는 전문가들이 야후만의 독특한 노하우로 엄선한 것들. 검색되는 링크의 수는 알타비스타(Altavista)에 비해 적지만 정보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들만 엄선해 검색대상으로 등록해 둔다. 라이코스는 “Get Lycos or Get Lost"를 모토로 내걸고 라이코스에서 찾지 못하면 어디에서도 못 찾는다는 말로 유저들을 끌고 있다. 라이코스는 스파이더라는 정보검색 로봇을 활용, 신속하고 정확한 검색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사람들이 조회하는 빈도가 많은 디렉터리들만 모아 검색 결과 화면의 상단에 따로 제공한다.

 

검색기능 외에도 쇼핑몰이메일 등 서비스나 뉴스금융정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명실공히 포틀로 불릴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야후는 그야말로 막강하다. 야후의 등장으로 인터넷의 존재가 널리 알려졌듯 야후는 인터넷의 표준을 만들어왔다. 다른 후발 주자들은 야후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응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왔지만 웬만한 기술력이나 차별성으로는 그 벽을 뛰어넘기 힘들었다. 최초라는 강점이 야후를 최고로 만들어준 것이다. 야후에서는 현재 크게 인터넷 미디어 서비스커뮤니티 서비스․ 다이렉트 마케팅서비스의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인터넷 방송국 브로드캐스트(Broadcast.com)와 홈페이지 커뮤니티 서비스인 지오시티(Giocity.com) 인수로 이러한 서비스는 더욱 강화되었다. 야후코리아의 경우 야후에서는 제공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서비스를 못하는 이메일채팅게시판맞춤정보 등을 곧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반해 라이코스는 디렉터리 검색 외에도 MP3파일을 비롯해 사운드, 이미지까지 검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보검색사이트 외에도 개인 홈페이지 구축서비스(Tripod)무료 이메일 서비스(Mailcity)를 제공한다. 야후에서도 제공되는 서비스이긴 하지만 야후가 단순한 합병으로 실질적인 네트워크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반면 라이코스는 이들 서비스를 한 데 묶어 네트워크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효과를 높인다는 전략이다국내에서 전개될 인터넷 전쟁은 어떤 양상을 띨까. 한국시장에서 야후가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기는 하지만 라이코스의 진입 외에도 미국 최대의 인터넷업체인 AOL과 인터넷 서점 아마존이 삼성물산과 손을 잡고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MSN은 이미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그다지 큰 인기는 얻지 못한 상태.

 

밀려드는 이들 외국 인터넷업체가 네이버 등 토종브랜드와 어떤 경쟁을 펼쳐 나갈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라이코스의 경우는 검색엔진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한국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 한국의 소규모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고려 중이다. 야후의 한 관계자는 라이코스가 미래산업 특유의 공격적인 경영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면 결코 만만히 볼 수만은 없는 상대라고 전했다. 내년으로 계획된 야후의 주식상장이 이루어진다면 국내 인터넷 시장은 다시 한번 폭발적인 증가를 맞을 전망이다. 야후의 명성에 걸맞게 고액으로 상장될 것으로 알려져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인터넷주의 등장이 예견되고 있다. 야후의 상장으로 인터넷비즈니스의 다른 분야에까지 파급효과가 미쳐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스닥에 등록된 인터넷주는 인터넷 광고대행업체 골드뱅크와 포틀 사이트 네티앙을 운영하는 한글과 컴퓨터사 정도이지만 다른 인터넷 기업의 상장도 속속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쇼핑몰인 데이콤 인터파크와 무료 웹메일 서비스인 한메일을 제공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하반기 중 상장을 준비 중이다. 국내의 네티즌들로서는 인터넷시장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각축전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할수록 질 높은 서비스가 보장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인터넷 시장의 전쟁 양상과 한국의 양상은 자못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 한국형 포틀로 거듭나 한국 유저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누가 제공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엇갈릴 것이다. 지금의 유저 기반은 시작단계에서 힘이 될 뿐이다. 누가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지는 유저들이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