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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 일 어업 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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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지에 빼앗긴 비다  최소 6이상 피해

 

국민일보 1999. 1. 25. 

 

하루아침에 바다어장을 잃은 동남해안 어민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어업협정 발효 이후 입어 조건 등에 대한 실무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일본 근해에까지 진출해 고기를 잡았던 이들 지역 어선들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지키는 일본 순시선들에 의해 쫓겨나고 있다. 수산업계는 이번 어업협정 발효로 최소 6천억 원 이상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번에 특히 큰 피해를 입게 될 지역이 부산과 통영, 포항, 영덕 등 영남 쪽으로 일각에서는 최근 악화되고 있는 지역감정과 맞물려 정국불안 요소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지난 23일 일본의 EEZ안에서 조업하다가 4척의 저인망어선이 일본에 나포돼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의 오징어채낚이어업협회 박원호 회장(53)어장의 절반이 없어지고 어획량도 40% 이상 줄어들게 됐다줄잡아 2천억 원 이상의 어획고 상실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어선 중 일부는 지난 23일 일본 EEZ밖으로 급히 빠져나오느라 설치했던 그물도 미처 챙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의 최진수 어업생산과장은 서일본 해역에서 조업을 못하면 통영 등지의 통발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장어통발어선이 연간 1백억 원, 기타 통발어선 6백80억 원 정도의 어획감소가 불가피하다”라고 전망했다.

 

동해안의 포항과 영덕울진울릉 등 경북 어민들은 대게와 오징어를 잡던 20t 이상의 선박 3백60여 척이 직접 피해를 입어 연간 1천여 억 원 이상의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포항시 영일수협 김수동 지도과장은 일본 근해의 대게 저자망 어선과 대화퇴(大和堆) 어장의 절반정도를 잃을 오징어 어선들이 당장 큰 피해를 보게 됐다”라고 말했다. 속초 등 강원도에서도 일본 측 EEZ 수역 인근까지 나가 오징어를 잡던 1백 여척의 채 낚기 어선들이 직접 피해를 입고 있다. 이들 어선들은 그동안 710월 대화퇴 어장에서 1백20억 원가량의 오징어를 잡았으나 절반 이상 어획고가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속초지구대형 채낚기협회 이종수(72속초시 교동) 전무는 어민피해를 줄이기 위해 채낚기어선을 점차 줄이고 영어자금의 지원폭을 늘려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어민들은 정부대책이 미흡한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어민 김명환 씨(48․부산 다대동)“4, 5월 위기설이 도는데도 정부는 최근에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뒷북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통영 근해통발수협 회의실에서 24일 1백여 명의 어민들은 김호일(金浩一)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어선감척사업 시 현실성 있는 보상 등을 요구하면서 강력한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