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고교 봉사활동 점수제 『파행』
평화신문 1999. 1. 17.
인격 형성기인 청소년기에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 교과 과정의 하나로 편성된 중․고교생 자원 사회봉사 제도가 내신성적을 올리기 위한 수단이 되면서 온갖 편법이 동원되는 등 자원봉사의 내신 반영제 도입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또한 사회복지기관은 사회봉사 의지가 없는 학생들이 내신성적만을 위해 찾아와 시설 수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주거나 나쁜 인식을 심어 주자 이들을 받지 않으려 하는 등 부작용이 많아 이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수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최근 겨울방학을 맞아 중․고교 학생들이 학교에 제출할 자원봉사 증명서를 위해 봉사활동을 하려고 하나 손쉬운 일을 찾는 데다 구체적으로 봉사할 기관을 소개해 주는 곳도 없어 아파트 단지에서 휴지를 줍고 동사무소에 확인을 받는 등 제도가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교육부가 지난해 10월 자원봉사 활동의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비율을 한층 높이겠다고 발표했을 뿐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서울 강서구의 ㅈ아동복지시설의 경우 매주 10여 명의 학생들이 몰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단순히 시간 때우기식으로 오는 경우가 많아 시설 측에서 이들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또 서울 강남구 ㅎ종합복지관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1시간 봉사활동을 하고 10시간 봉사 확인서를 요구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학부모들이 평소 후원을 하며 쌓은 친분으로 자녀들의 자원봉사활동 확인서를 받으려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일부에서는 신자 학부모들이 레지오 활동의 일환으로 복지시설에서 봉사한 내역을 자녀가 봉사한 것으로 해달라며 확인서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을 막고 효과적인 사회 자원봉사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자원봉사와 관련해 사전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봉사할 수 있도록 복지시설과 직접 연결해 주고 활동평가까지 하는 자원봉사자 관리 프로그램을 조속히 확대실시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교회 내에서는 이미 지난 96년부터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를 중심으로 자원봉사 인력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현재 대구대교구를 비롯한 몇몇 교구에서만 자원봉사 관리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을 뿐이다. 교회 내 복지시설 관계자들은 “학생들이 우선 자원봉사 활동을 왜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AU "올바른 방향제시 없이 단순히 봉사활동을 하라고 학생들을 내모는 것 자체가 문제인 만큼 학생들이 자원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스스로 깨닫게 하는 동기 부여 프로그램이 선행되어야 한다 “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