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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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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도 체한다!!!

 

중앙일보 1999. 1. 11. 

 

답답하고 목이 마를 때 시원한 물 한잔에 비할 게 없다. 그렇지만 이런 찬물도 체한다는 속담이 있다. 서둘러서 좋을 것이 없다는 의미다. 우리 몸은 약 70~80%가 물로 구성돼 있다. 각 부위의 물 구성 비율은 폐와 간이 86%, 혈액과 신장이 83%, , 심장, 근육이 75%. 수분이 전혀 들어있을 것 같지 않은 뼈에도 22%의 물이 함유돼 있을 정도. 우리가 마시는 물은 위로 들어가 위벽을 통해 혈관으로 일부가 흡수되고 나머지는 장에서 음식물이 흡수될 동안 액체상태를 유지해 소화를 도와준다. 또 산소와 영양분을 신체 각 부분에 날라다 주고 노폐물이나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성인의 경우는 보통 하루에 2정도의 물을 마셔야 체내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는 하루 2.5정도의 수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데 음식을 통해서는 0.5정도만 섭취하기 때문. 그러나 이렇듯 몸에 필요한 물도 차게 해서 급하게 마시면 좋을 것이 없다. 음식이 체하는 것과는 달리 위에 부담을 줘 다른 음식물의 소화에 지장을 가져온다는 뜻이다. 특히 4℃~0정도의 매우 찬물을 위가 약한 사람이 벌컥벌컥 들이켜는 것은 위에 좋지 않다는 것이 내과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아주 찬물은 아주 뜨거운 물과 마찬가지로 위에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 반대로 물은 무조건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차게 하면 할수록 2개의 수소와 1개의 원자가 결합되어 있는 물분자가 육각의 고리 모양으로 된 구조가 많아진다는 이른바 육각수 이론이다. 한국과학기술원 전무식 (全武植) 박사 등이 연구한 이 이론에 따르면 육각수를 많이 마시면 DNA 등 생체분자들과 잘 어울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 어느 경우 건 위가 약한 사람은 실내온도가 따뜻하고 몸도 데워진 상태에서 마시는 편이 위에 부담을 덜 준다. 특히 위장이 나쁜 사람은 홀짝홀짝자주 마셔야 원활한 위액분비를 도와 위를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의사들의 얘기다. 찬물을 마시되 급하지 않게 나뭇잎을 띄워 불어가며 마셨던 조상들의 지혜가 과학적으로도 타당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