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불뚝이 탈출작전
중앙에코노미스트 1999. 1. 12.
키 1 m70㎝에 체중 65㎏의 정상 체중을 가진 H부장(43). 체중계 위에서 그는 늘 자신만만하다. 비록 여성처럼 근육이 없는 팔․다리와 올챙이처럼 튀어나온 배를 지니고 있지만. 그렇더라도 그는 볼품없는 몸매에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 중년에 접어들면 허리띠의 구멍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의 섭리’라는 것. 하지만 그가 간과하는 것이 있다. 자신과 같이 배불뚝이들도 다른 정상체중을 초과하는 비만자들과 마찬가지로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다. 40대 돌연사의 주범인 심혈관 질환에 그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
남성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비만에 대한 상식 중 하나가 배에만 기름이 끼는 복부비만(중심성 비만)이다. 운동처방사인 서울중앙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김명화 부소장(224-4051)은 “여성들은 주로 엉덩이나 허벅지 등 피하 지방세포가 집중된 곳에 지방축적이 이루어지는 반면 남성들은 지방이 내장을 비롯한 복부 주위에 몰리는 경향이 높다”라고 말한다. 특히 40대를 넘어서면 기초 대사량이 떨어져 에너지소비가 줄어드는 데다 운동량이 부족해 젊었을 때보다 훨씬 빨리 지방축적이 진행된다는 것.
복부비만의 정의는 남자의 경우 엉덩이 둘레를 1백으로 했을 때 허리둘레가 95 이상, 여성은 85 이상일 때를 말한다. 문제는 복부비만의 질병 이환율(罹患率). 정상인에 비해 동맥경화증 등 심혈관계질환에 걸릴 확률이 정상인의 10배, 고혈압 2배, 당뇨병 6배, 고지혈증은 3배에 이른다. 복부비만에서 벗어나는 길에는 왕도가 없다. 나이가 들수록 열량이 높은 음식과 술을 삼가고, 평생 개념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그러나 여기에도 요령이 있다.
김부소장은 “비만을 없앤다고 음식섭취를 줄이면 체지방은 그대로 있고 근육만 약해져 근력이 떨어지고, 이렇게 되면 에너지 소모가 안 돼 조금만 먹어도 지방이 쌓이는 등 악순환이 계속된다”라고 경고한다. 따라서 복부비만은 체중과의 싸움이 아니라 체지방과의 싸움이 돼야 한다는 것. 우선 먹는 것은 다음 식사 때까지 견딜 만큼만 먹고 운동을 하지 않는 날에는 식사량을 줄이라는 것. 특히 에너지는 몸의 근육을 통해 소모되는 양이 많기 때문에 체중이 실리는 웨이트트레이닝은 좋은 운동으로 권장된다. 그러나 무릎 등 관절이 약한 사람들은 줄넘기와 같이 충격을 주는 운동보다는 빠르게 걷기․ 등산․ 수영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