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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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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복한 꼴찌의 저력

 

 국민일보 1999. 1. 5. 

 

인문계 전국 여자차석 최유신 양

고등학교 입학시험 때 꼴찌에서 일곱 번째를 차지한 학생이 올해 수능시험에서 3975점을 얻어 인문계 전국 차석으로 서울대학교 법학부 특차전형에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최유신 양(19․공주사대부고 3). 최양은(19․공주사대부고 3). 서울 사당동에서 개척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최도형목사(44)와 김은미 씨(43)의 1남 2녀 중 차녀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 3년 동안 자취를 하면서 얻어낸 `인문계 차석'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최양은 산간벽지인 청양군 왕진초등학교와 청남중학교를 졸업했다.

 

이곳은 교육환경이 충남 도내에서 가장 열악한 곳 중 하나였다. 공주사대부속고등학교 입학성적은 꼴찌에서 일곱 번째였다. “제 자신에 대해 많이 실망했습니다. 워낙 기초가 약했어요. 그러나 과거와 환경을 탓할 수는 없었습니다. 밥 해 먹고 설거지하고 도시락을 준비하며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1학년 때는 독서에 탐닉했다. 각종 철학서적과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 벌’ ‘카라마조프 형제에 몰입했다. 당시 아버지는 청양군 왕진리의 한 농촌교회를 담임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녀들에게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

 

열악한 환경이 오히려 새로운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됐어요. 2학년 때부터 성적이 향상되기 시작했어요. 저는 체질상 아침공부는 어려웠어요. 고3 때는 매일 새벽 3시까지 공부했습니다. 공부는 어차피 고독한 것이잖아요그녀는 학원과외독서실과는 무관하다. 단칸방과 학교 교실이 전부였다. 입시 스트레스와 오지출신이라는 열등감이 밀려올 때면 잠언 35절을 묵상했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최양은 일찍 부모를 여의고 인천의 한 보육원에서 외롭게 성장한 아버지 최도형목사를 가장 존경한다.

 

동인천중학교에 수석 입학했으나 그 꿈을 펼치지 못한 아버지에게 전국 수석을 선물하고 싶었다. “아버지의 몫까지 다하고 싶었어요. 고1 때부터 서울대학교 법학부를 목표로 공부했습니다, 하나님의 공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는 국제변호사가 되고 싶어요최 양 가족은 지금 서울 사당동 반지하 전세방에서 살고 있다. 환경을 탓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그 보상이 주어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최양은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