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사랑한다”
한겨레 2005. 01. 28.
아내에게 남기고 싶은 유언 40대 직장인 설문 ‘미안하다, 사랑한다!’ 최근 끝난 소지섭 ․ 임수정 주연의 <한국방송> 드라마 제목이 아니다. 우리나라 40대 남성 가장이 아내에게 가장 남기고 싶은 유언들이다. 엘지카드가 지난 10일부터 닷새 동안 자녀를 둔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40대 직장인 2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 설문 결과를 보면, 아내에게 남기고 싶은 유언으로 ‘미안하다’를 꼽은 40대 직장인이 17.2%로 가장 많았고, ‘사랑한다’를 꼽은 직장인이 16.3%로 뒤를 이었다. 그다음으로는 ‘자녀나 부모님(제사)을 부탁한다’는 응답이 13.6%, ‘고맙다, 수고 많았다’는 응답이 12.7%를 차지했다. ‘재혼하라’(4.1%)는 유언이 ‘재혼하지 말라’는 유언(1.8%) 보다 많이 나온 점도 흥미롭다.
또 ‘스스로 몇 점짜리 가장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남편으로서’가 100점 만점에 평균 76.6점, ‘아버지로서’는 평균 70.4점으로 나와, 아내보다는 자녀들에게 부족함과 미안함을 더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엘지카드 관계자는 “한국의 40대 남성은 직장생활에 충실하느라 상대적으로 가정에 소홀하고 애정 표현도 잘하지 못하지만 아내에게 고마움과 동시에 생활하는 동안 잘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한편,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가장 큰 유산으로는 성실․정직․자립심․가족애․사랑․신앙심 등 ‘정신적 유산’ 이 51.2%로 많이 나왔고, 학력(18.1%)이나 재물(11.3%)은 상대적으로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