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끊자, 끊어!
한겨레 2005. 01. 03.
담뱃값 오르자 금연바람 후끈
인터넷 동지규합․카페 400개나 “2천 원 주니까 500원 더 달라고 하더라고요. 경기도 어려운데, 이제 그만 끊어야죠.” 지난달 30일부터 담뱃값이 500원 오르면서 “이참에 반드시 담배를 끊겠다” 는 애연가들의 약속이 잇따르고 있다.
애연가들은 정초에 혼자 시작하는 금연은 ‘작심삼일’로 끝날 수 있다는 그동안의 경험에 따라, 인터넷 카페 등에서 애연가 ‘동지’ 들을 규합해 집단 금연운동을 벌이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카페‘금연사랑’(cafe.naver.com/outofsmoking)에서는 금연을 선언한 네티즌 7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금연도전’을 선언했다.
이 카페는 10일, 30일, 50일, 100일 성공담 게시판을 따로 만들어 금연 도전자에게 ‘목표’를 제시하고 단계별로 금연 기간을 늘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금연 관련 카페가 400개나 개설된 다음의 카페에서는 예전에 금연을 선언했던 이들이 잘 실천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동기 찾기’ 코너가 마련돼 누리꾼(네티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금연 열풍 속에서도 못 말리는 골초들의 담배 사랑은 여전하다.
지난해 11월 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는 “경기 침체로 생업인 원고 집필이 점점 어려워지는데, 창작의 유일한 벗인 담뱃값을 올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 이라며 “정부는 담뱃값 인상 계획을 당장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회사원 김 아무개(40)씨는 “담뱃값이 올해 300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 담배를 끊고 싶지만 엄두가 안 난다” 며 “이럴 줄 알고 며칠 전 담배를 두 보루 사재기해 놨다” 며 흐뭇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