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도 담배는 사 피운다
조선일보 2004. 07. 28.
세계 빈곤층, 수입 10~20%를 연기로 날려 - WHO 발표… 방글라데시선 교육비의 10배 지출
인도네시아의 저소득층은 전체 가계 수입의 15%를, 네팔․이집트의 저소득층은 10%를 각각 담배를 사는 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글라데시 빈곤 가정들은 자녀 교육비의 10배가 넘는 돈을 담배를 사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회장 김일순․金馹舜)는 28일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담배와 빈곤의 악순환’이라는 번역 자료집을 내고 주요 국가 극빈층의 담배 구입 실태를 상세히 공개했다.
자료집에 따르면, 불가리아에서는 적어도 한 사람의 흡연자가 있는 저소득 가정의 경우 가계수입의 10.6%를, 멕시코 극빈층의 20%는 수입의 11%를 담배 구입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나이지리아의 경우 학생들은 용돈의 40%를, 막일 근로자들은 수입의 25%를 담배 사는 데 사용한다고 응답했으며, 인도의 길거리 소년들은 날품팔이 등으로 번 돈을 대부분 담배 사는 데 쓰며 때로는 먹는 것보다 더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모로코 저소득층은 교육비와 담배 구입비가 거의 같았으며, 의료비 등 건강 유지비용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금연운동협의회 최진숙 사무국장은 “빈곤층 가정은 부유층 가정보다 담배 지출 비율이 훨씬 높다” 며 “전 세계의 흡연하는 극빈층들이 담뱃값 과다 지출로 영양실조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의 경우 상류층 남성의 흡연율은 12%에 그쳤지만 저소득층은 40%에 달하는 등 저소득층의 높은 흡연율은 선진국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