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년, 시각장애 딛고 올림픽 진출
서울신문 2004. 07. 14.
시각장애인 육상선수 말라 러년(35․미국)이 시드니올림픽에 이어 아테네올림픽까지 2회 연속 본선무대를 밟게 됐다.
러년은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아테네올림픽 미국대표선발전 여자 5000m 결선에서 셰인 컬페퍼(15분 7초 41)에 불과 0.07초 뒤진 15분 7초 48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 3위까지 주어지는 아테네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러년은 4년 전 시각장애인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 1500m에서 정상인들과 겨루면서 결선까지 오른 적이 있다.
특히 9세 때 망막퇴행성 질환을 앓아 시거리가 4.5m에 불과해 경기에서 옆선수의 숨소리를 듣고 방향을 감지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큰 반향을 일으켰다.
러년의 ‘희망의 레이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시드니올림픽 뒤 마라톤과 하프마라톤 등 도로레이스에 출전하며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앞이 보이지 않아 자전거를 탄 안내요원의 도움을 받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2002년 11월 첫 출전한 뉴욕마라톤과 이듬해 4월 보스턴마라톤에서 모두 5위에 오르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러년은 이번 대회에서 메달도 바라보고 있다. 5000m 시즌 기록이 14분 59초 20으로 상위권이다. 2년 전 당시 코치였던 매트 로너건과 결혼, 이후 심리적으로 더욱 안정됐다는 것도 좋은 징조다.
러년의 마지막 꿈은 장애인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라는 것이 지론이기도 한 러년은 미국시각장애육상협회 대변인직을 선뜻 받아들였을 만큼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는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에서 시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와 석사학위를 취득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