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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없이 꾸르륵배 따뜻하게마음 편안하게

 

국민일보 2004. 04. 29.

 

“20대 초반 여성인데요. 직장생활을 하니까 저녁을 밖에서 많이 먹는 편인데 같은 데서 같은 음식을 먹고 30분도 안돼 화장실로 직행하는 때가 많습니다. 그것도 물설사를. 정말 밥 잘먹고 나와서 길 가다 화장실도 없는데 주체를 못 할 정도로 쏟아지려 하니 미치겠어요. 장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모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 있는 한 네티즌의 하소연이다. 우리 주변에는 이렇듯 뚜렷한 이유를 알 수 없는 급성설사가 너무 잦아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상한 음식을 먹었다거나 지난밤 과음을 했던 것도 아니다. 여럿이 함께 평소 늘 즐겨 먹던 음식을 먹었는데, 유독 자신만 급격한 설사 증상을 겪게 된다고 이들은 호소한다. 그렇다고 급성설사를 유발하는 장질환에 걸린 것도 아니기에 이들의 남모를 고통은 상상 이상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명승재 교수는 이에 대해 장의 운동성이 지나치게 항진돼 있는 사람의 경우 급성설사에 시달릴 수 있다급성설사를 유발할 만한 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설사는 대개 음식 탓이거나 신경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설사는 횟수에 관계없이 변에 수분이 많은 것을 말한다. 하루에 몇 차례 비교적 묽은 변을 배출할 때도 있고 아예 물 같은 변을 볼 때도 있다.

 

보통 세균 감염에 의한 것일 경우 설사 증상 외에도 두통 발열 복통 구토 등의 증세가 동반되는 것이 특징. 그러나 세균성이 아닐 경우(비감염성)엔 복통 외엔 다른 증상이 거의 동반되지 않는다.

단순 설사는 대부분 과식했거나 찬 것을 너무 많이 마시고, 차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잠을 잔 다음 일어난다. 이런 경우는 대개 복부를 따뜻하게 해 주면 쉽게 풀린다.

배에 따뜻한 타월을 얹어 찜질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와 함께 가급적 찬 음료를 피하고, 따뜻한 것을 먹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경성으로 오는 경우도 있다. 불안 초조 갈등 불쾌감 등이 지속되면 장의 운동이 항진되기 때문. 이른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인에게서 많다. 이 때는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심호흡이나 운동, 명상, 단전호흡 등이 도움이 된다.

따라서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설사가 잦을 때는 심리적 안정, 스트레스 조절, 규칙적 운동 등의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물론 식사도 가능한 한 자극적인 것을 피하는 게 좋다.

명 교수는 특정한 음식만 먹으면 설사 증상을 보일 경우엔 그것도 피해야 한다그래도 조절이 안될 때는 장운동을 조절해 주는 약을 복용해야 하므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사가 잦을 때 사용되는 민간요법으로는 도토리, 부추, 표고버섯, 마늘, 곶감 등이 있다. 특히 도토리묵은 모든 설사에 강력한 해독작용과 정장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추를 물에 넣고 끓인 물을 따뜻할 때 마시는 방법도 설사에 많이 쓰여왔다. 설사에 따른 탈수 현상은 무즙과 꿀을 3대 1의 비율로 섞어서 하루에 서너 번 먹는 방법이 추천된다.

서울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원장은 젖먹이의 푸른 설사에는 곶감을 달여 우러난 물을 먹이기도 했고, 표고버섯 23개를 약하게 달여 우러난 물에 흑설탕을 타서 먹이기도 했다거품이 섞인 변이 나오고 늘 아랫배가 차고 자주 아플 때는 정장작용이 탁월한 마늘 23개를 매일 구워 먹는 방법을 써 보라고 말했다.

다만 설사가 3일 이상 계속되거나 대변에 점액이 섞여 나오고, 고열과 함께 심한 복통이 수반될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고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