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은 ‘독한 감기’ 아니다
경향신문 2004. 04. 13.
바이러스 완전히 달라… 합병증 조심
요즘 ‘감기에 걸려 1주일을 죽다가 살아났다’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보통 발열과 두통, 콧물, 인후통 등의 증상을 동반한 병을 통칭으로 감기라고 하는데 사실 감기와 독감을 구분해야 한다. 지난 3월부터 독감이 유행하고 있으므로 지금 ‘지독한 감기’에 걸렸다고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독감으로 고생하는 경우다.
독감은 감기와는 다른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병이다. 증상에도 차이가 있어 감기는 기침, 콧물, 가래 등의 호흡기계 증상을 주로 보이는데 반해 독감은 오한과 고열, 근육통의 전신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가장 차이가 나는 것은 독감은 폐렴이나 기관지염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많이 생기고 심할 경우 생명을 앗아가기도 한다는 점이다.
독감은 병 자체도 조심해야 하지만 독감 이후 몸이 쇠약한 틈을 타서 찾아오는 합병증에 유의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소아과 이환종 교수는 “1주일 이상 감염상태가 지속되면 폐렴, 비염, 기관지염, 인두염, 후두염 등의 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선진국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독감이 유행하고 난 후 노인들의 사망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또 5세 이하 어린이들은 독감으로 입원하는 사례가 많으며 독감이 폐렴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감기든 독감이든 초기 증세가 보이면 일단 몸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며 외출 후 손발을 잘 씻어야 한다. 또 충분한 수분공급과 음식물 섭취, 그리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빨리 낫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