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사라지고 있다
문화일보 2004. 03. 19.
영국서 40년 새 71%나 줄어 멸종 경고 / 공룡 이후 6번째… 사이언스 誌 곧 게재
영국에서 나비 숫자가 40여 년 전과 비교해 최대 71%나 급감, 지구 생태계가 대멸종의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AP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자연환경센터가 지난 68년부터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 랜드 지역을 대상으로 나비, 조류 및 자생식물 개체수를 조사한 결과, 나비의 일부 종류는 71%, 새의 일부 종류는 54%, 자생식물 은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는 곧 발간될 세계적 권위의 과학잡지 사이언스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68년부터 총 2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일정 구역에서 생물체의 숫자를 직접 세는 방식으로 행해졌다. 과학자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지구 역사상 6번째 생태계 대멸종 이 진행 중이란 학설을 증명한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하고 있다.
지구에서 발생한 가장 최근의 대멸종은 6300만 년 전 백악기에 발생한 공룡 멸종으로, 소행성과 지구충돌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보다 앞선 4차례의 생태계 대멸종은 1억 9800만 년 전, 2억 5000만 년 전, 3억 5700만 년 전, 4억 3500만 년 전에 일어났으며, 각 각 지구상에서 90%의 생물이 멸종됐었다.
미국 듀크대 스튜어트 핌 교수는 “현재의 생태계 멸종은 5만 년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면서, 영국 자연환경센터의 연 구결과는 가설을 “매우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해 보였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고 밝혔다.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의 스콧 밀러 박사는 “곤충의 멸종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드러났다 는 점이 인상적” 이라며 “나비는 다른 곤충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가리키는 좋은 지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