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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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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몸짱’에 괴로운 아이들

 

국민일보 2004. 02. 11

 

엄마들의 명품 아이 키우기열풍과 어른들의 얼짱몸짱상술이 우리 아이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 내 아이는 얼굴도 최고, 몸도 최고인 것을 바라는 엄마들의 과욕에 업체들의 명품 양육 마케팅이 가세하면서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야 할 아이들의 심성이 자칫 비뚤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서울 청담동 A 유아전용 미용실에서는 지난달 유아 얼짱 콘테스트’가 개최된 데 이어 12유아 베스트 피부 얼짱콘테스트’가 열린다.

명품 유아 전용 화장품을 새로 출시한 한 업체와 연계해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는 벌써부터 극성 엄마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개설된 이 미용실의 유아 커트는 어른 비용의 배가 넘는 2만 원, 가장 싼 파마가 5만 원이다. 총 4개 가맹직영점에서 명품 유아 파티복을 대여하는 등 각종 명품 유아용품의 마케팅장으로도 활용되는 이 미용실은 인지도가 높아지자 올해부터 매월 1곳씩 신규 가맹점을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명품 아이’를 위한 엄마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쁘다. 크리켓, 클레이사격, 승마 등 고급 스포츠를 주말에만 가르치는 B 유아전용 스포츠 클럽의 연회원 가입비는 340만 원. 별도의 이벤트 참가비, 방학 해외연수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면 무려 1000만 원을 넘어서는 고가지만 전국 각지에서 엄마 손을 잡고 상경한 명품 아이들이 매년 400여 명을 넘는다.

몸짱 아이’에 대한 관심으로 아이의 키를 걱정하는 부모들이 늘면서 불황 속에서도 어린이 전용 건강보조식품 시장도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각 업체들은 성장 촉진’에 초점을 맞춘 몸짱 마케팅’을 내세우며 엄마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상 최악의 불황에서 이 같은 틈새시장 공략 마케팅은 당연한 것이라며 이를 나쁘게 보는 시각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올곧게 자라야 할 아이들이 젖도 떼기 전부터 부모들의 과욕으로 얼짱, 몸짱 등의 단어에 먼저 익숙해지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