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인 하루 평균 쌀 소비 2 공기도 안돼
조선일보 2004. 01. 14
연간으로는 1 가마 남짓.. 매년 감소 추세 / 통계청 ‘2003년 가구부문 쌀소비량 조사’
한국민의 쌀 소비가 갈수록 감소해 지난해엔 1 인당 하루에 밥 2 공기도 채 안 먹었고, 한 달에 두 번 꼴로 식사를 거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14일 “지난해 국민 1 인당 쌀 소비량은 83.2㎏으로 2002년의 87.0㎏보다 3.8㎏(4.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 밝혔다. 지난해 쌀 소비량을 하루치로 계산하면 1 인당 227.9g으로, 밥을 지으면 2 공기 분량(1 공기 120~130g)에 조금 모자란다.
1 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90년 119.6㎏에서 1998년 99.2㎏으로 두 자릿수로 내려온 후 해마다 2~5㎏씩 감소, 지난해에 80㎏ 들이 쌀 한 가마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쌀 소비가 지난 13년간 36%가량 감소한 것이다.
김태중 통계청 농수산통계과장은 “라면․국수․빵 같은 대체식품 소비가 증가하는 등 식생활이 빠르게 변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거주지 별로 농가(農家)의 1인당 쌀 소비량은 135.4㎏으로 도시인 평균 79.0㎏보다 1.7배 많았다. 보리쌀 소비는 쌀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 2002년 1인당 1.5㎏에서 지난해에는 1.0㎏으로 한 해 동안 33% 감소했다. 또 끼니를 거르는 횟수는 1 인당 연간 20.8회로, 한 달에 두 번꼴로 식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외에도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대만도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일본은 1990년 70.0㎏에서 2001년 63.6㎏으로 9%, 대만은 같은 기간 65.9㎏에서 50.1㎏으로 24% 감소했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반면 미국의 쌀 소비는 아시아식 덮밥이 유행하고 쌀로 만든 스낵 등이 많아진 덕분에 지난 10여 년간 계속 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미국인 1인당 쌀 소비량이 지난 90년 11.9㎏에서 지난해에는 13.4㎏으로 늘었다” 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