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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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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피고 늦게 지고나뭇잎 생애길어져

 

조선일보 2004. 01. 08

 

한반도 온난화는 식물들의 생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건국대 생명과학과 이재석(李載錫) 교수의 지구 온난화로 인한 식물의 응답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온도 상승에 따라 싹트는 생육 개시 시기, 꽃 피는 시기, 생장하는 시기 모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길이 30m, 높이 2.5m의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온도와 이산화탄소를 통제하면서 초본류 3종과 목본류 2종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이다. 기온을 1도 올리면 초본류인 명아주, 개피, 강아지풀의 생육 개시기는 12~18일이나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피는 일반적으로 45일쯤 첫 싹을 틔웠으나 온도를 2도 상승시킬 경우 그 시기가 310일로 한달 가까이 앞당겨졌다.

 

낙엽활엽수인 졸참나무와 상수리나무는 생육 개시일이 각각 2일과 5일씩 앞당겨져 초본류보다는 반응이 다소 늦었다. 초본류의 꽃피는 시기는 온도 상승에 따라 16~27일 빨라졌다.

하지만 온도 상승은 초본류를 일찍 말라죽게 해, 생육 종료기를 앞당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피와 강아지풀의 경우 그 단축 기간이 1도 상승에 각각 33일과 23일이나 됐다.

목본류는 반대 결과가 나왔다. 졸참나무는 낙엽이 모두 떨어지는 시점이 온도 1도 상승으로 11일 이상 늦어졌으며 상수리나무는 12일 가까이 생육 종료기간이 뒤로 밀렸다. 이에 따라 졸참나무와 상수리나무의 생육 가능기간은 1도 상승에 따라 각각 13일과 17일씩 길어졌다.

 

지구온난화의 원인물질로 지목되는 이산화탄소(CO)의 농도도 일부 식물의 생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명아주는 주변 온도를 4도 올리고 이산화 탄소 농도를 1.8배 높였을 경우 생장량이 40% 증가, 주변 온도만 4도 올렸을 때 생장량이 40% 감소한 것에 비해 무려 2배 차이가 났다.

이 교수는 온난화에 따른 식물들의 변화로 이들을 먹이로 하는 곤충과 동물등도 연쇄 반응을 겪게 돼 생태계의 근간이 흔들릴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