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인원
골프를 무척이 아니라 무지무지 좋아하는 한 랍비가 있었다.
어느 안식일 날 이 랍비는 너무 골프가 치고 싶어서 안식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네에서 멀찍이 떨어진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 어디에나 보는 눈은 있는 법.
운수 사납게도 그 랍비의 회당에 나오는 한 평신도 유대인에게 그만 들키고 말았다.
그 평신도 유대인은 매우 분개하였다.
아니 저럴 수가 있는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안식일을 엄수하라고
길길이 뛰는 랍비가 저는 이 안식일에 골프나 치면서 노닥거리다니!
그 평신도 유대인은 그 랍비에 대하여 큰 배신감을 느끼고 모든 회당 신도들에게 당장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평신도 유대인은 문득 가던 걸음을 멈추고 생각하였다.
아니지!
하나님의 종을 내가 이리저리 처리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의 종의 죄는 하나님이 직접 손보실 것이니
사람이 이래라저래라 하면 오히려 하나님의 진노를 받는다는 것을 기억하고,
그 평신도는 이 랍비의 죄를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기로 하였다.
그리고는 하나님께서 이 랍비에게
어떤 천벌을 내릴 것인가를 지켜보려고 그 랍비 뒤를 몰래몰래 뒤따라갔다.
그 평신도 유대인은 생각하였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랍비의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리실랑가?
손모가지를 비틀어 놓으실랑가?
허리를 분질러 놓으실랑가?
그런데 랍비는 멀쩡하게 스윙만 잘하는 것이다.
그 평신도 유대인은 또 생각하였다.
아마 갑자기 폭우를 내려서 고생을 직사 하게 하실까?
그런데 웬걸, 날씨는 더욱 맑고 쾌청해지는 것이었다.
이 평신도 유대인은 화가 났다.
“아니 하나님 제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겼는데 어째서 하나님께서는
저런 랍비에게 벌은 내리시지 않고 오히려 더 좋게만 하시는 겁니까?”라고 불평하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저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그 평신도 유대인이 랍비를 보니 아니 이게 웬일인가?
랍비가 쾌청한 날씨에 멋들어진 폼으로 스윙하였는데 그 공이 홀인원(Hole in One)이 된 것이다.
홀인원은 골프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에도 그리는 멋진 대기록이다.
홀인원을 한 그 랍비는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기뻐 어쩔 줄을 모르는 것이다.
이 모양을 보고 있던 그 평신도 유대인은 너무나 분하고 화가 났다.
“아니 하나님이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우리 평신도들이 안식일을 범하면 별별 큰 벌을 다 주시면서, 안식일을 범한 저 랍비에게는
더 큰 벌을 내리셔야지 오히려 좋은 날씨에다가 홀인원까지 허락하시다니요! 너무합니다!”
하나님께서 불평하는 그 평신도 유대인에게 말씀하셨다.
“얘야, 그냥 두어라 그게 다 천벌이란다.”
“아니 홀인원이 왜 천벌입니까?” 그러자 하나님께서 웃으시면서 말씀하셨다.
“얘야, 저 랍비가 홀인원을 했어도 어디 가서 자랑 한 마디 할 수 있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