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cs 2025. 2. 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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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을에 돈과 땅이 많기로 소문난 박첨지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돈은 많았지만 욕심이 많아 친구로부터는 왕따였다.

하루는 이 부자가 감귤 한 상자를 사들고 윗동네에 살고 있는 오생원이라 불리는 친구를 찾아갔다.

그 친구는 가난했지만 청빈하고 정직하게 살았다.

 

오생원의 집 사랑방에는 마침 다른 고을에서 친구들이 찾아와 함께 어울리게 되었다.

부자는 모여있는 여러 사람에게 감귤을 함께 먹자고 하면서

자기가 먹고 난 감귤 껍질을 친구들의 눈을 피해 가면서 오생원 앞에 살짝살짝 던져 놓았다.

감귤을 다 먹고 나자 부자인 박첨지가 기가 차다는 듯 쏘아댔다.

 

여보시게, 오생원이 궁하긴 궁한 모양이네 그려

그 앞에만 저렇게 유달리 감귤 껍질이 수북하게 쌓여 있질 않은가?

오생원의 입은 참 게걸스럽구먼.”

하하하사람들이 오생원 앞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감귤 껍데기를 보면서 폭소를 터트렸다.

 

웃음이 끝나자 오생원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런가! 난 가난하기는 하지만, 감귤을 먹으면서 껍질은 벗기고

알맹이만 맛있게 먹었는데 부자인 박첨지는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껍질 하나 안 남기고

껍질까지 다 먹어버렸질 않았소. 부자의 입도 게걸스럽기는 마찬가진가 보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