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cs 2025. 1. 12.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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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한 사람이 어떤 흑인들만 모여 사는 마을에 갔다.

그 마을에서 한 일주일 동안 묵으면서 보니까 청년들이 새벽 일찍이 동이 트기 전에 일어나 마을 한가운데 모여서

북을 치며 한바탕 춤을 추다가 다들 새벽하늘을 향하여 꿇어앉아 굽신굽신 절을 하며 뭐라고 애원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는 동안 동녘에 아침해가 솟기 시작한다.

그러자 꿇어앉았던 청년들은 일제히 일어나 그 아침 태양을 향해

그저 기뻐 날뛰며 북을 두들기며 춤을 덩실덩실 추는 것이었다.

 

이 광경을 일주일 묵고 있는 동안 이상스럽게 보아 왔던 백인 청년은

그 원주민들의 추장에게 찾아가 의문스러운 그 일에 대해 물어보았다.

추장은 매일 아침 그렇게 하늘에 제사를 드려야 동녘에 태양이 솟아올라 온다고 대답했다.

 

원주민 청년들이 새벽마다 그렇게 정성을 모아 기원하지 않으면

신은 그들을 영원한 암흙 속에 내버려 둔 체 다시는 태양을 주지 않으리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백인은 고소를 금치 못하며 한 꾀를 생각해 냈다.

 

그래서 그는 추장에게 가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는 당신들과 같이 그렇게 많은 청년들이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고생을 하지 않고도 태양을 동녘 하늘에서 솟아오르게 하는 신기한 새를 키우는데 그 새는

아침마다 우리들이 콜콜 잠을 자고 있더라도 꼬꼬댁하면 동녘에 해가 그 소리를 듣고 솟아오릅니다.”

 

이 말을 신기하게 듣고 있던 추장은 그 신기한 새 한 마리를 사기 위해 흥정을 했다.

그리하여 원주민들이 전래적으로 내려오는 유품들과 귀중하고 값진 것 몽땅을 수탉 한 마리와 바꾸어 버렸다.

백인 한 사람이 수탉 한 마리로 흑인들의 값진 것을 몽땅 사버렸다는 이야기다.

 

얼마나 앙큼한 백인인가?

또한 얼마나 어리석은 원주민들인가?

아니 그 백인은 얼마나 잔인한 짓을 하였는가?

원주민들은 백인에게서 산 그 수탉으로 인해서 편해졌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들 원주민들이 잃어버린 것은 그 수탉의 가치에 비해서 엄청나게 많았던

값진 유물들이 아니라 바로 그들이 잃어버린 믿음이고 신앙이고 삶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