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
높은 세도가 있는 도지사가 머리도 식히고, 휴양도 하려고 어느 작은 지역의 명산으로 나들이 계획을 세웠다. 워낙 세도가 있었기 때문에 도지사의 나들이 계획은 그 지역 일대에 소문이 쫙 깔리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 지역의 모든 주민들은 도지사의 나들이 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며칠을 바쁘게 보냈다. 도지사의 식사 준비를 비롯하여 그의 행로를 따라서 쓸고 닦고 정신이 없었다.
이윽고 도지사가 도착을 하였다. 그는 풍경이 너무나 수려하고 맑은 공기로 인하여 저절로 흥이 났다. 점심을 거하게 먹은 도지사는 산의 경치를 구경하기 위하여 일행을 데리고 함께 올랐다. 단풍이 끝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경관과 맑은 물소리가 흐르는 산중턱에서 도지사는 맑은 개울물에 발을 담그고 지그시 눈을 감으니 시 한 수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단풍 숲에 묻힌 낙엽을 밟으며
지나가는 과객과 세상사를 주고받으니
흘러가는 세월 또다시 반나절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게 되었구나”
옆에서 묵묵히 그 시를 듣고 있던 주민 한 사람은 하도 기가 막혀서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그 비웃음을 듣게 된 도지사는 화가 나서 물었다. “도대체 왜 웃는 것이요?”
“도지사님께서는 지금 한가로이 반나절을 보낸다고 하셨지만
나이 먹은 저희들은 요 며칠 동안을 잠도 설치면서 정신없이 바쁘게 보냈습니다.”
우리가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된 것은
먼저 우리를 위하여 희생을 하신 그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낮은 자들을 생각하라.....
나의 부모님도 마찬가지이다.
부모님께서 부지런히 쉬지 않고 터를 닦아 놓았기 때문에
편안하고 따뜻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부모님을 귀찮아하는 이들이 있다.....
속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