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로마에 안드로클루스라는 불쌍한 노예가 살고 있었다. 그의 주인은 잔인한 사람이었고 그를 심하게 학대했다. 그래서 그는 이를 견디다 못해 도망을 갔다. 그는 며칠 동안 황폐한 숲 속의 동굴에서 숨어서 지냈다. 그러나 그곳에는 먹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는 점차 쇠약해져서 앓기 시작했다. 정신을 잃고 쓰러져있는데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눈을 떠보니 사자 한 마리가 동굴 속으로 으르렁거리면서 들어오고 있었다.
안드로클루스는 매우 겁이 났다. 그런데 사자가 한쪽 발에 피를 흘리면서 절뚝이면서 들어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안드로클루스는 사자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자 대담하게 사자의 절뚝이는 발을 잡아서 살펴보았다. 사자는 아무런 소리도 없이 처량한 눈으로 안드로클루스를 쳐다보았다. 사자의 눈은 마치 “나는 당신이 나를 치료해 줄 것을 믿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자의 발을 살펴보니 커다란 가시가 깊이 박혀있었다. 안드로클루스는 손가락으로 그 가시의 끝을 잡고 힘을 주어 순식간에 가시를 뽑아내었다. 사자는 기뻐서 강아지처럼 펄쩍거리면서 뛰었다. 그 뒤로 사자와 안드로클루스는 좋은 친구가 되었고 둘은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면서 잘 지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숲을 지나던 병사들이 동굴에서 안드로클루스를 발견하고 로마로 끌고 갔다. 그 당시 도망간 노예는 사자의 밥이 되었다. 일주일 동안 감옥에 갇혀있던 안드로클루스는 날이 밝자 원형 경기장 가운데 세워졌고 관중석에서는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이제는 죽었구나 생각한 안드로클루스는 으르렁거리는 사자의 소리가 들렸다. 저 멀리서부터 달려오는 사자를 보고 안드로클루스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사자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가까이 들리자 안드로클루스는 눈을 떴다. 굶주렸던 사자는 안드로클루스에게 달려들었고 사자와 안드로클루스는 비명을 지르면서 운동장을 뒹굴었다.
그것은 공포의 비명이 아니라 기쁨의 환호성이었다. 사자가 다름이 아닌 안드로클루스가 가시를 뽑아준 친구 사자였던 것이다. 사자에게 안드로클루스가 잡혀 먹히는 광경을 보려고 했던 사람들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안드로클루스는 사자의 목을 자신의 팔로 감쌌고 사자는 그의 발아래 꿇어앉아서 그를 정겹게 핥고 있었다. 사람들은 맹수가 사람 앞에서 귀여움을 떠는 모습을 보고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안드로클루스는 사람들을 향하여 사자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사자와 안드로클루스를 풀어주라고 요청하였다.
그래서 그들을 로마에서 함께 오래오래 살았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결국은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사나운 맹수 같은 사람, 겉으로 보기에 강한 사람도 타인의 도움을 구할 때가 있는 것이다.
나의 도움을 준다면 맹수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우리의 주변에는 고통 속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도와주어야 한다.
말도 없고, 아무런 도움도 없고, 이름도 없고 땀 흘리며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그는 얼마나 힘들고 외로울까?
그가 어렵고 힘들어 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