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급격한 다이어트 두뇌활동 둔화”
중앙일보 1999. 10. 6.
급격히 심하게 다이어트를 하면 두뇌활동이 둔화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셰필드에서 열린 영국 과학단체 총 연합 주최 “과학 페스티벌”에서 영국 영양학연구소 마이크 그린 박사는 “심한 다이어트는 기억력 감퇴를 불러오고 두뇌 반응시간도 느리게 한다”라고 발표했다. 심한 다이어트가 우울증이나 자기 비하를 불러오는 등 심리적으로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는 있었지만 두뇌활동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린 박사는 여성 1백 명을 다이어트 그룹과 정상 식사를 하는 그룹으로 나눠 기획력과 두뇌 반응시간을 측정한 결과 정상식사그룹은 평균 0.35~0.4초를 기록했으나 다이어트그룹은 0.45~0.5초로 0.1초가량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박사는 “두뇌활동 감퇴는 영양공급 부족 때문이 아니라 심리적인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밝혔다. 컴퓨터의 메모리 용량과 같이 두뇌에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일정한 용량이 있다는 것.
한꺼번에 너무 많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다른 업무를 위한 메모리가 모자라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갑자기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면 배고픔이나 먹을 것에 대한 생각과 몸매가 어떻게 될 지에 대한 걱정, 자기 비하 감정이 두뇌활동의 주를 이루기 때문에 다른 두뇌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모자라게 된다”라고 그린 박사는 설명했다. 따라서 갑자기 심하게 다이어트를 한 사람이라도 바로 중단하면 두뇌 활동이 정상으로 되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뇌활동 둔화는 급작스럽게 강도 높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만 나타났을 뿐 서서히 균형 있게 음식섭취를 줄여나가는 경우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영국 영양재단의 와이니 챈 박사는 “갑자기 굶는 다이어트보단 균형 있는 식사와 활발한 운동을 습관화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연구결과”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