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룬궁
‘파룬궁’ 국제인권문제 비화
국민일보 1999. 7. 24.
中정부 소탕작정에 미국 “집회자유 보장” 촉구
불법 단체로 규정돼 중국 정부에 의해 활동이 전면 금지된 파룬궁 문제가 국제 인권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22일 중국 정부의 결정에 당혹감을 표하면서 평화적 집회의 허용을 촉구하고 나서 파룬궁 문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고주재 중국대사관 오폭사건 이후 관계가 더욱 악화된 미․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제임스 루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은 파룬궁 수련자들이 의견을 평화적으로 표현하고 집회를 가질 수 있도록 국제 인권문서들에 규정된 의무를 준수하라”라고 촉구했다. 루번 대변인은 “중국 시민들이 국제적으로 보호되는 인권과 자유를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 강경한 방법이 사용되고 금지조치가 내려졌다는 보도에 대해 곤혹스러움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파룬궁 창시자 리훙즈도 중국 정부의 조치에 유감을 표하며 파룬다파연구회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사태 해결을 위한 중국과의 직접대화를 요구했다. 리는 “파룬궁은 정치적 단체가 아니며 도덕성 증진을 목표로 하는 건강 수련모임”이라며 “우리가 잘못한 것을 알려주면 시정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별도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중국 내 추종자들이 더 심한 박해를 받을 것을 염려하며 6․4 천안문사태와 같은 유혈사태가 또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추종자들은 항의 시위를 벌였으며 싱가포르 수련자들은 중국 당국의 탄압에 대한 유엔 조사도 촉구했다. 홍콩의 추종자 60여며은 주룽(九龍) 반도의 한 아파트에 모여 대책을 논의한 뒤 중국 당국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파룬궁 수련을 계속하기로 결정하는 한편 탄압이 완화될 때까지 신화통신 홍콩 분사 주변에서 벌이고 있는 연좌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강경대응 방침을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관영 언론매체를 동원, 파룬궁이 미신을 조장하고 민중투쟁 등 사회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사교(邪敎)라고 비난하고 창시자 리는 흉악한 거짓말쟁이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중국 정부는 23일부터 파룬궁 및 산하 조직들에 대한 금지령을 위반한 사람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들어갔다.
창시 8년 만에 추종자 1억
파룬궁은 92년 창시된 지 8년 만에 1억 명 이상을 추종자로 거느리는 조직으로 급성장했다. 중국 국가체육총국 통계에 따르면 중국 내 추종자는 7천만~1억 명으로 중국 공산당원 6천1백만 명을 웃돈다. 파룬궁은 지난 5월 현재 미국 일본 독일 호주 대만 등 세계 8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미국에만 21개의 지부가 있다. 수련자들이 여성과 서민층을 중심으로 돼 있으나 정치권 관계 지식인은 물론 공산당과 군 내부에도 추종자들이 퍼져있다. 파룬궁의 교리는 불교의 윤회설과 명상 이론에 기공을 혼합한 종교적 색채를 띠고 있다. 파룬궁 창시자 리훙즈는 지난 5월 미국의 주간지 타임과 가진 인터뷰에서 파룬궁이 종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기공을 통해 진(眞) 선(善) 인(忍)의 심성과 육체를 수련할 뿐이라는 것이다.
최근 중국 중부에 의해 파룬궁 단속의 직접적 발단은 지난 4월 25일 파룬궁 수련인들이 중국 지도부의 집단 거주 지역인 베이징(北京)의 중난하이(中南海) 외곽에 모여 파룬궁 탄압 중지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인데 있다. 또 미국의 CNN방송이 이 시위를 가장 먼저 보도하고 나온 점, 리가 미국에 머물고 있는 사실 등을 감안할 때 시위와 미국의 연계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당국의 시각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신경을 가장 자극하는 부분은 중국인들을 파룬궁으로 모이게 만드는 동인의 하나가 경제 개혁 실패에 따른 실업률 증가와 소극 감소, 공직자 부패 등 현실에 대한 불만이라는 점이다.
백두산서 수련… 조선족設도
파룬궁 창시자 리훙즈는 중국 동북부 지린(吉林) 성 궁주링 출신, 파룬궁 수련자들에 따르면 그는 불가와 도가의 고승들로부터 법력을 이어받아 백두산에서 수련했다. 이 때문에 그가 조선족이라는 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리는 4사 때 스승 전각법사로부터 기공을 전수받았다고 믿고 있다. 90년대 초 파룬궁을 창시, 제자들과 전국을 돌며 파룬궁을 포교했다. 초기에는 기공 강연을 통해 학생들을 중심으로 조직을 구축했으나 93년 파룬궁 이론서 ‘중궈파군궁’ 출판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리는 이후 인터넷과 비디오테이프 등을 통해 교리를 전파해 파룬궁 조직을 세계적인 규모로 확대시켰다. 리는 94년 8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명예시민과 친선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 당국의 압력으로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건너간 리는 아시아 북미 유럽 등지에서 열리는 수련 모임에 사전 통보도 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해 측근들도 행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23일 리가 베이징(北京)에 파룬궁 연구조직의 파룬다파회를 설립한 뒤 추종자들로부터 병을 치료해 주는 대가 등으로 돈을 받아 93~94년 1백20만 위안(1억 7천여만 원)을 벌었다고 비난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또 52년 7월 7일 태어난 리가 자신을 석가모니의 환생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생일을 51년 5월 13일로 바꿨다고 주장하고 리가 창시한 파룬궁도 중국 무술의 일종인 기공과 태국의 춤스텝을 결합한데 불과하다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