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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화증

soulcs 2024. 5. 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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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감염자간암검사 먼저하라

 

1999. 6. 10. 뉴스플러스

 

어느 날 교포환자 한 분이 외래에 찾아왔다. “선생님, 애 아빠가 B형 간경화증으로 오랫동안 앓고 있어서 그동안 정기적으로 의사의 검진을 받아 왔는데 어떻게 주치의가 간암이 간 전체로 확산될 때까지 몰랐을까요. 이젠 손댈 길이 없다고 해요. 무슨 치료방법이 없을까요.” 간암의 진단이 용이하지 않던 70년대까지 라면 몰라도 오늘날에도 이런 환자가 있다면 곤란하다. 이 환자가 간경화 치료차 정기적으로 의사를 찾아갔을 때 4개월마다 한 번씩 오늘은 간암 검사를 겸해서 해주세요란 말만 했더라면 간암을 조기발견해서 정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간경화증을 치료하기 위한 검사와 간암을 찾기 위한 검사가 다르기 때문에 의사만 찾아갔다고 안심하지 말고 환자 자신이 1년에 3회 정도는 간암을 체크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모든 간질환 환자가 간암 검사를 함께 받아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면 어떤 간질환 환자가 간암 검사를 받아야 할까. 우리나라에는 B형 또는 C형 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이 대부분이고 유럽에는 음주에 의한 간경화증 환자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간암 환자의 80%는 간경화증을 앓고 있는 간에 합병되므로 간경화증 진단을 받은 사람은 각별히 유의하면 간암을 조기발견 할 수 있다.

 

그러기에 만성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35년에 한 번은 조직검사를 통해 간경화증 발생 여부를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그러나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 경우만은 간경화증에 이르지 않아도 간암이 발생할 수 있다(물론 그 가능성은 지극히 낮지만). 매년 B형 간경화증 환자 1000명 중 30명에서 간암이 발생하지만, B형 바이러스에만 감염돼 있는 소위 건강보균자1년에 1000명 중 5명에서 간암이 발생하고 B형 만성 간염 환자의 경우 1000명 중 8명 에서 간암이 발생한다. 때문에 B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간경화증 여부를 막론하고 무조건 1년에 3회 간암 검사를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오늘날 C형 간염이 증가일로에 있고 C형이 B형보다 무서운 간염이라고 하는데 C형 보균자나 만성 간염 환자에서는 다행히 간암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간경화증 환자는 간암에 유의해야 한다. 또 다른 원인에 의한 간질환일 때도 간경화증에 이른 경우에만 간암 검사를 하면 된다. 간암을 찾아내는 가장 간단한 검사는 초음파다. 암의 크기가 3cm 이하인 경우를 조기발견이라고 하는데 이 검사로 0.5cm인 경우도 찾아낼 수 있다.

 

이 검사는 여러 차례 해도 신체에 해가 없다. 크기가 작으면 간암이 아닌 다른 작은 종양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간경화가 심한 경우 간경화증의 결절이 암과 같이 보일 경우도 있으니 초음파 검사에서 무엇이 보인다고 간암이라고 속단하지 말고 다른 검사를 통해 간암 여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두 번째로 간단한 검사가 혈액에서 AFP란 단백질의 증가 여부를 보는 것이다. 간암 환자의 90%에서 AFP가 증가하니 혈액검사에서 AFP가 증가돼 있으면 1차로 간암을 의심해야 한다. 그러나 간염에 의해 파괴된 간세포가 재생될 때도 AFP가 상승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AFP가 상승했다고 해서 전부 간암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분명한 것은 AFP가 계속 상승해 가면 간암임에 틀림없다.

 

초음파 검사, 혈액검사에서 의심이 갈 때는 간전문의와 상의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MRI 등의 검사를 통해, 또는 간혈관촬영을 통해 간암이 틀림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치료에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 가장 확실한 검사는 간 조직검사다. 초음파로 봐가면서 간암 의심이 가는 부위를 바늘로 찔러 조직을 떼내 현미경으로 검사하면 간암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비록 초기에 간암을 발견했어도 간암 발생 부위가 한 곳만이 아니라 여러 곳 있는 경우도 있다. 한 곳을 찾았다고 해서 안심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간암이 두 개 이상 있는 경우 상당히 떨어진 위치에 또 하나가 있을 수 있으니 간 전체를 샅샅이 찾아봐야 한다. 조기발견하면 정복할 수 있는 게 간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