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대머리치료 방법은 많다
한국일보 1999. 5. 17.
대머리는 언제쯤 치료가 가능해질까. 우리나라 40대 이상 남성 중 대머리환자는 약 100만 명. 그동안 수많은 치료법이 소개됐지만 아직 이들을 만족시킬만한 방법은 개발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먹는 약, 식품 등 새로운 치료법이 계속 등장하고 있어 대머리를 정복할 날도 머지않았다는 분석이다.
◆ 모근이 있을 때 효과 있는 바르는 약 - 현재까지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미녹시딜(minoxidil)」이 유일하다. 당초 고혈압치료제로 개발됐으나 부작용으로 몸에 털이 많이 나는 것에 착안, 대머리치료제로 개발됐다. 모근이 살아있는 경우 한해 3~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발라야 한다. 치료효과가 낮은 게 단점.
◆ 효과 탁월하지만 부작용 우려되는 먹는 약 - 미국의 제약회사 머크는 지난해부터 FDA의 승인을 받은 대머리치료제 「프로페시아」(Propecia)를 시판 중이다. 미국에서 2년간 1,879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83%에서 탈모현상이 멈췄고, 66%에서 머리털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욕감퇴 발기부전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국내 시판도 곧 이뤄질 전망.
◆ 효과 빠르지만 비싼 이식술 - 가장 빨리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머리카락을 직접 심는 식모술(植毛術). 최근 시술경험이 축적된 데다 개량형 식모기가 나오면서 성공률이 90%를 웃돈다. 수술법은 자가모이식술, 두피피판술, 두피축소술, 두피재건술 등 크게 4가지. 비용이 400만 원선으로 비싼 게 단점. 자신의 뒷머리에 있는 머리카락을 뿌리째 떼어낸 후 이식하는 자가모이식술이 가장 널리 이용되며 효과도 좋다. 2개월이 지나면 심은 머리카락의 70%가 빠지지만, 뿌리가 살아 있기 때문에 3개월이 지나면 다시 나기 시작한다. 한 번에 1,000~1,200개를 이식하며 6개월이나 1년 후 재이식을 하기도 한다. 일단 살아남은 머리카락은 평생 보존된다.
두피피판술은 머리 옆부분에 남아 있는 머리카락을 두피와 함께 오려낸 뒤 머리카락이 없는 앞이마 쪽을 덮어 이식하는 방법. 일시에 많은 면적을 커버할 수 있지만, 피부 신축성이 아주 뛰어난 사람에게만 적용이 가능하다. 남아있는 머리카락이 부족하거나 화상으로 두피가 손상된 경우 폴리에틸렌 등으로 만든 인조모발을 심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생체 적합성이 떨어져 염증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 김성완박사는 『대머리수술은 자연스러운 머리 형태를 만들어주는 디자인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라인을 따라 기계적으로 심다 보면 인공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대머리 전문관리 헤어센터 등장 - 최근엔 대머리를 전문적으로 관리해 주는 곳도 등장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150여 개의 두피모발 관리센터를 운영하는 「스벤슨 헤어센터」는 엄격한 교육과정을 거친 관리사들이 개인별 증상에 따라 3~6개월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주 1~2회 방문해 관리를 받으면 된다. 비용은 한 번에 3만,5000~4만 원선. ㈜피앤씨인터내셔널은 체계적인 상담을 통해 탈모의 원인을 분석한 뒤 가정에서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탈모를 촉진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두피 세정기, 영양제 등으로 탈모를 억제하며 관리사가 월 1회 방문해 두피마사지를 해준다.
비용은 월 30만 원선. 기업체를 대상으로 출장강의도 하며 인터넷(http://www.pnci.co.kr) 방문자에겐 무료상담과 시술(1회)도 해준다.
◆ 머리를 나게 하는 영양식품 - 영양식품 제조업체인 헬스&케어는 최근 대머리환자를 위한 영양식품 「모(毛)리가나」를 선보였다. 40대의 경우 한 달 복용하면 탈모증상이 멈추고 석 달 뒤면 약간 가려운 느낌이 들면서 머리털이 나기 시작한다는 게 헬스&케어 측의 설명. 검정깨 검정콩 호두 미역 다시마 들깨 건조효모 등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들었으며 머리털 성장에 필요한 비타민과 불포화지방산, 아연, 마그네슘 등이 풍부하다고 한다. 1개월분에 19만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