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목회자자녀 ‘정신적 상처’ 깊다
경향신문 1999. 5. 8.
‘목회자의 아들․딸이니까…’ 특별대우 큰 부담
『「얌전하고 공부 잘하는 목사님 딸」과 「술․담배 하는 친구들과 몰려다니는 문제학생」의 2중 생활을 계속해야 했다』 『교회에서 완벽해 보이는 아버지의 모습 뒤에 찡그리고 화내는 모습이 있다는 사실이 위선으로 보였다. 그러나 실수하고 죄도 짓지만 매일 하나님을 추구하는 아버지가 존경스럽다』 『목회자 가정에서 가장으로서의 아버지가 과연 존재하는가. 그는 아버지가 아니라 목회자일 뿐이다』 「목회자 자녀들(Pastor's Kids․PK)」이 최근 목사인 아버지에 대해 쓴 글의 일부다. 목회자 자녀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단지 PK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교인들은 물론 친구, 친척들로부터도 『목사의 아들․딸이…』라는 말과 함께 또래들과는 다른 관심과 기대를 요구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특별한 대우」는 이들에게 큰 부담이다. 월간 「목회와 신학」(5월호)은 「목회자 가정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라는 주제로 PK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실었다. 조사는 지난달 한동대, 총신대 대학원 재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결과 이들은 단지 PK라는 이유 때문에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는 것으로 드러나 목회자로서가 아닌 아버지로서의 역할이 강조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PK가 만날 수 있는 목회자들은 많지만 아버지는 단 한 사람뿐이기 때문이다.「PK로서 상처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4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상처의 구체적 이유로 38%가 자신들에 대한 교인들의 일방적 판단과 소문, 신앙상담 등을 위한 잦은 방문 등을 들었다.
또 21%는 자신들에 대한 기대가 높고 목사 자녀로서의 정형화된 틀을 요구하는 것을 꼽았다. 15%는 교회와 가정에서 보이는 목사 아버지의 2중성을 지적했다. 「아버지와 신앙적 상담을 얼마나 깊이 나누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34%는 「별로」라고 답했다. 30%는 「상담을 한다」, 13%는 「전혀 상담을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PK라서 좋은 점에 대해 48명이 「신앙교육」을, 24명은 「교인들의 관심」을 꼽았다. 반면 싫었던 점에 대해선 「행동의 제약과 구속」이 3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제적 어려움」(29명) 「주위의 시선」(24명) 「의무적인 신앙」(8명) 순으로 나타났다. 「목사인 아버지가 좀 변했으면 하는 점을 지적해 달라」는 물음에 이들은 「가정에 대한 관심」(17명)을 가장 많이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