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비만의 주범은 인체 ‘유전자’
매일경제 1999. 4. 3.
인간의 비만은 과식이 원인이라는 것은 상식에 가까운 일이다. 먹은 만큼 적절하게 운동으로 소화해 내지 못하면 지방이 체내에 쌓여 비만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비만의 직접적인 주범으로 과식과 부족한 운동을 주범으로 지목한다. 그러나 앞으로 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면 버리는 것이 좋을 듯하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을 비만으로 이끄는 것도, 비만을 막아주는 것도 ‘유전자’라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과학전문지 디스커버는 최근 비만 연구의 현황을 소개하고 과학자에 의해 비만을 유도하는 유전자들이 하나둘씩 밝혀져 지금까지 수백 종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들 유전자들이 인간을 비만으로 이끌게 되는 것은 이들이 뇌의 신경전달 과정을 통제함으로써 인체에 필요로 하는 것보다 많게 ‘무의식적’으로 음식을 흡수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런가 하면 비만을 억제하는 유전자도 있다. 미국 밀레니엄 제약사 연구팀은 쥐에서 음식물 섭취에 의한 비만을 억제할 수 있는 mg(mahogany)라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 유전자는 음식 섭취 방식에 따라 체중을 조절해 주기 때문에 오래전 발견된 비만 유전자(ob)와는 구별된다. ob는 정상적인 음식 섭취에도 불구하고 유전적 요인에 의해 비만을 야기시키는 유전자. 지금까지 연구결과에 의하면 mg단백질은 체중을 조절하는 멜라노코르틴이라는 수용체의 신호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멜라노코르틴 수용체가 억제될 경우 비만에 이르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비만과 관련된 유전자들을 조작하거나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적절히 치료하거나 통제함으로써 비만의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