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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률 70% 세계 최고

 

매일경제 1999. 3. 16. 

 

항생제 내성률 세계 최고.’ 삼성서울병원이 지난 97년 개최한 내성률은 페니실린의 경우 70.3%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 국민의 의약품 오남용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항생제 오남용의 폐해는 최근 무서운 괴질을 일으키는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개발한 그 어떤 항생제로도 치료할 수 없는 변종 박테리아의 출현은 다른 나라 얘기만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 김준명 연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강력 항생제인 메티실린에 내성을 보이는 황색 포도상구균이 80년대만 해도 20%가 안 됐는데 최근에는 70%를 웃돌고 있다며 내성발생률도 1,2위를 다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폐렴구균 등도 현재 페니실린 내성률이 8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문제는 앞으로 기존 항생제로는 치료가 안 되는 감염성 내성균이 출현하면 마땅한 치료도 하지 못하고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의약품을 부적절하게 사용하거나 과다사용하는 오남용으로 인한 직접적인 폐해는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한성균 피부과 의사는 단순습진으로 판단하고 약국에서 스테로이드제를 구입해 사용한 환자가 질환이 악화돼 병원을 찾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의약품 오남용은 1차적으로는 의사 진단이나 처방 없이 약을 사는 약구매나 복용관행에 있지만 의사와 약사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우석균기획국장은 의사나 약사가 불필요하게 의약품을 처방하는 과다 투여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연구자료를 보면 항생제가 필요 없는 감기환자에게도 대부분 항생제를 투여하고 있으며 항생제가 필요 없는 질환에도 대부분 투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는 개인의원을 찾는 대다수 감기환자가 주사를 필수적인 처방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는데 주사제의 주성분이 항생제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병원약사회의 손현아 약사는 실제로 항생제가 다른 약보다 값이 비싸기 때문에 항생제를 추가하면 진료비가 크게 증가한다고 말했다. 의료보험진료비 가운데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선진국보다 훨씬 많다는 점도 의약품 과다사용을 짐작케 한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한의사는 부풀려진 보험약값이나 의약품 사용에 따른 사례비 등의 비리가 의약품 오남용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의약품 마진이 실제로 의료기관 순수입의 2030%을 차지하며 의사의 의약품 과다처방 경향은 의료기관의 수입보전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약을 많이 처방하지 않아도 의사진찰행위에 대한 대가가 보상될 수 있도록 의료보험 체제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인의원에 갔을 때 나오는 의료보험 진료비 중 의사가 순수한 진찰행위로 받게 되는 진료비는 1000원 정도네 불과하며 진료비의 6070%를 약값이 차지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약이 필요 없는 환자에게도 약을 지어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환자가 약국에서 마음대로 약을 구매하는 관행을 고치지 않으면 의약품 오남용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따라서 국민의 의료이용 관행을 바꾸고 의사와 약사의 의약품 과다처방을 막을 수 있는 완전한 의약분업 실시가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