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개 든 ‘일본 저주론’
일간스포츠 2005. 04. 29.
‘일본에 저주가 내리는 것인가?’
일본이 역사 왜곡과 영토 분쟁으로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 강진과 열차 탈선 등 불상사가 잇따라 발생, 호사가들과 네티즌 사이에서 ‘일본 저주론’이 제기되고 있다.
■ 혹시나 저주가 역시나(?)
저주론의 시작은 독도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 3월 20일 후쿠오카에서 그 여파가 우리나라에까지 미쳤을 정도로 강렬한 리히터 규모 7의 지진이 발생한 때부터 시작됐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하늘이 우리를 대신해 복수를 해줬다.”며 반기는 분위기였다. 어떤 네티즌은 “일본에 대재앙이 미치기를 바랐던 나의 저주가 실현됐다.”며 증거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때만 해도 저주론은 극히 소수의 ‘설’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4월 11일에 일본 도쿄 인근 지바현 북동부와 이바라키현 남부에서 리히터 규모 6.1의 강진이 나고 20일 오전에는 북부 규슈 일대에 리히터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하자 ‘설마’하던 네티즌들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쐐기는 지난 25일 일본 효고현 아마가사키시에서 일어난 쾌속열차 탈선 사고. ‘안전공화국’의 대명사이던 일본에서 ‘인재(人災)’가 나기 드문데 과속 운전, 차량 경량화, 선로 안전장치 부실 등으로 인해 1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던 것. ID ‘솔오지’를 비롯한 많은 네티즌들이 “일본은 스스로 남의 땅을 자기 땅이라 우기고 남의 나라 침략한 것도 부족해 역사까지 왜곡해 신의 노여움을 샀다.”고 주장했다.
■일본에도 저주 유언비어 확산
최근엔 ‘일본에 대지진이 일어나 일본 열도가 물에 잠기고 일본의 한국 합병 음모가 시작된다.’는 내용을 담은 소설가 박기현의 역사추리소설 <태양의 침몰>(전 2권, 나눔사)도 출간돼 저주설의 구체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 재앙론’이 일본 열도 내에서도 팽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지 언론은 후쿠오카 시민들을 중심으로 ‘대지진’ 유언비어가 급속도로 유포되고 있으며 “자위대가 지진에 대비해 긴급 대응태세에 들어갔다.”, “대학 교수가 강의에서 지진을 예지 했다.”는 등의 헛소문도 덩달아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 저주론에 대한 우려와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ID ‘eunji’는 “열차가 아파트에 부딪힌 처참한 사진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며 “일본의 과거사 미화 행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지만, 갈등을 외교로 풀어가야지 재앙을 기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