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모
변모하는 중국.. 이혼부부 급증..
연합뉴스 2005. 03. 01.
중국에는 이혼하는 부부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중국 민정부는 1일 지난해 이혼한 부부는 모두 161만 쌍으로 전년에 비해 21.2%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정부 판공실에 이혼을 신청한 부부도 99만 5천 쌍으로 전년의 30만 4천 쌍에 비해 327% 늘어났다. 이처럼 이혼하는 부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이혼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률 개정과 1자녀 정책 때문이다. 우창전 중국 정파(政法) 대학 교수는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혼 급증은 우선 법률 개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이혼하려면 근무처 고용주나 거주지 지역위원회에 신고하고 30일간 냉각기를 가져야 했었다.
회사나 동네 사람들은 이혼신고를 받으면 관례적으로 신청자들이 이혼을 하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했다. 일부 고용주들은 이혼 신고서를 받으면 고의로 서명을 거부하거나 냉각기를 연장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혼 신청자들은 고용주나 직장 동료, 이웃들과 이혼 사유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것을 꺼려 이혼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지난 2003년 10월 사생활 자유 등을 위해 냉각기간을 30일에서 30분으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30분 이혼제를 도입하면서 판세는 역전됐다. 이때부터 중국 부부들은 결혼증명서와 신분증, 거주허가증을 제출하고 공동진술서에 도장만 찍으면 이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이혼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념이 자유분방하게 바뀐 점도 이혼율 급증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 교수는 “중국인들도 이제 배우자를 더 이상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이혼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웰빙을 추구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더 이상 남편에 대해 참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1자녀 정책으로 인해 함께 살아가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이혼 급증에 기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동 자녀는 개성이 강하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모른다”면서 “갈등이 생기면 안 지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