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족
게으른 ‘니트족’ 일본 경제 위협
굿데이신문 2005. 03. 01.
일본에서 일에 대한 의욕을 잃은 젊은이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일본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취업의사가 없는 젊은 층은 공식적으로 52만 명에 달하고 있는데 최근 급증추세를 보이면서 인구 고령화와 함께 일본경제의 노동력을 고갈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여성의 노동부담 증가와 정년의 지속적 연장이 노동력 저하를 막는 완충장치 역할을 해왔으나 잠재 성장률 둔화까지 막기엔 불충분한 실정이다. 최근 도쿄 시부야(澁谷)에서는 ‘니트족’(NEET族-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ing :직업도 없고 직업을 구할 생각도 없으며 진학도 하지 않고 직업교육도 받지 않는 사람)이라고 자칭하는 젊은이들이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붉은 축제복을 입고 흰색 기를 흔드는 사회운동가들과 함께 7㎞의 거리를 행진하며 미래 부재 상태에 대해 잡담을 나눴다. 행진에 참여한 나카야마 타스히로(26)는 자신이 밤낮으로 인터넷 게임에 빠져 살고 있다고 소개하며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또 그것에 아무 문제도 없다”고 말했다. 단지 부모님이 지원을 끊으면 어떻게 할지 조금 고민되는 정도라고 말했다. 행진을 조직한 사회운동가 나카모토 히데히토는 “니트족은 그들이 사회에 직면해 언젠가 일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어디에서 시작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다”며 “이들은 다가올 힘든 직장생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노동시장이 직면한 위협은 니트족만이 아니고 전통적 종신 고용형태의 직장을 외면하며 아르바이트 일자리만을 떠도는 젊은 ‘프리터(프리+아르바이터)’족과도 싸워야 한다.
경제학자들은 일본 젊은이들의 이 같은 낙천적 생활양식이 저출산 현상과 더불어 일본 경제의 숙련된 노동인력과 잠재 경제성장률의 급격한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 인구는 지난해 10월 현재 54년 만에 최저치인 0.05% 증가하는데 그쳤다. 줄어든 노동력은 세금과 복지제도 등 노령화 사회를 지탱해하는 핵심 인구층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미즈호리서치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루야마 요시마사는 “미취업 청년 수가 지금처럼 계속 증가하면 전후 베이비 붐 세대가 본격 은퇴하기 시작하는 오는 2007년부터 일본경제는 심각한 노동력 부족현상을 겪을 것”이라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오는 4월부터 370억 엔(3천557억 원)을 투입, 직업훈련소 지원 및 취업유인책 등 청년 구직지원 프로그램을 운용할 계획이지만 실효를 거둘지에 대해 대다수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