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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일본 연구소세운다

 

국민일보 2005. 02. 04.

 

서울대에 일본연구소가 설립된다. 사범대와 인문대는 각각 일어교육과와 일어일문과 신설을 추진 중이며, 사회과학대는 학생들의 일어 실력 향상을 위해 일어 강좌 수강료를 면제키로 했다. 서울대에 일본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대는 일제시대 경성제국대를 전신으로 둔 탓에 그동안 일본 관련 연구나 시설은 금기시 돼왔다. 수 차례 일문과를 만들자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번번이 학내 반발에 부닥쳐 무산됐다.

 

일본연구소는 1946년 개교 이래 지속 돼온 일본 콤플렉스’가 깨지고 있다는 첫 증거다. 서울대는 다음 달 2일 일본연구소 개소식을 갖고 본격 연구 활동을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김용덕 국제대학원장이 연구소장을 겸임하며, 국제대학원 인문대 사회과학대 공대 등 각 분야 교수 10여 명이 연구원으로 참여한다. 대학본부의 공식 지원을 받는 64번째 연구소다. 일본연구소 설립은 정운찬 총장이 주도했다. 그는 지난해 도쿄대 입학식 축사에서 날로 확대되는 한일 관계를 고려해 서울대도 일본 연구를 체계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힌 뒤 일본연구소 추진위원회를 가동, 1년 만에 성사시켰다.

 

정 총장은 기자와 만나 도쿄대에 한국연구소가 생겨야 서울대에 일본연구소를 세울 수 있다는 사람이 아직도 교내에 상당수 있지만 이제 그런 관점에서 벗어나 일본을 능동적으로 연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김 소장은 연구소는 일본 역사뿐 아니라 최신 문화, 사회 현상 등 일본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기관이 될 것이라며 일본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해 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운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윤정일 사범대학장은 지난해 학과 정원을 20%씩 일괄 감축할 때 독어교육과와 불어교육과 정원 15명을 그대로 유지시킨 이유는 일어교육과와 중국어교육과를 신설하기 위해서였다사범대 차원의 논의는 끝났고 조만간 대학본부에 계획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두환 인문대학장도 동양학부를 신설해 기존 중문과를 흡수하고 일문과를 신설하자는 구체적 논의가 최근 인문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이에 대해 이기준 총장 시절 일어교육과와 일문과 신설 시도가 학내 반발로 좌절됐는데 늘어나는 학문적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아주 좋은 현상이라며 대학 몸집을 줄인다고 해서 이런 학과 신설까지 막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사회과학대는 올 1학기부터 34학년 학생들에게 교내 언어교육연구원의 일어와 중국어 기초초급중급 과정을 무료로 수강토록 할 계획이다. 박삼옥 사회과학대학장은 동북아 시대를 맞아 일어중국어 능통자가 많이 배출돼야 학계와 기업이 모두 발전할 수 있다이미 대학본부에서 관련 예산 49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