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취업난 뺨치는 ‘알바 전쟁’
국민일보 2005. 01. 24.
사무보조 뽑는데 대졸미취업자까지 300명 몰려…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피스운영팀은 이달 초 사무보조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러 인터넷 채용업체에 공고를 냈다가 이틀도 채 안 돼 공고를 내려야 했다. 단 한 명을 뽑는 데 무려 300여 명이 몰렸기 때문. 코엑스 관계자는 “지원자의 30%는 대학 휴학생이었고 나머지는 대졸 미취업자였다” 면서 “아르바이트생 한 명 뽑는 데 이번처럼 사람이 넘쳐나서 애를 먹기는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서울 종로의 A어학원 역시 단순업무 아르바이트생 한 명을 뽑는 데 하루 만에 40명이 찾아와 서둘러 공고문을 내렸다. 당초 계획한 모집기간은 일주일이었다. 어학원 관계자는 “인터넷에 올리더라도 예전에는 하루 20명가량 찾아왔는데 올해는 배 이상 늘었다” 고 놀라워했다.
불황에 방학까지 겹치면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사무직 아르바이트의 경우 경쟁률이 최소 100 대 1을 넘고 백화점 판매나 서빙 아르바이트도 20~30 대 1에 달하는 등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워졌다. 설 대목을 맞아 28일부터 약 열흘간 투입될 판매직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고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100여 명 모집에 2000여 명이 몰려 20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원자의 90% 이상은 대학생 등 20대였다. 뉴코아 백화점과 2001 아웃렛, 할인점 킴스클럽도 최근 설을 앞두고 배달, 상품 포장, 진열에 필요한 아르바이트생 모집에 들어갔다. 한 점포에 80~100명의 아르바이트생을 뽑을 예정이나 23일 현재까지 평균 1만여 명이 몰려 10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아르바이트는 일당이 3만~4만 원선으로 보수가 높은 편이어서 대학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고 말했다.
이는 소매업소도 마찬가지. 생맥주전문점 쪼끼쪼끼 용마산 1호점은 아르바이트생 모집 전단을 가게 앞에 붙여 놓았을 뿐인데도 매일 8~10명의 대학생들이 찾아오고 있다. 점포에 따라 1~2명의 아르바이트생을 뽑고 있는 배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도 종전보다 3배 이상 많은 지원자가 몰려들어 선발에 애를 먹고 있다. 최근 서울 잠실에 문을 놀부집 항아리갈비 석촌호수점 변정훈 지점장은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내지 않았는 데도 파트타임 일자리를 원하는 대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며 “대형 음식점이다 보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아오는 학생이 많다” 며 안타까워했다. 인쿠르트 관계자는 “3~7일 마감한 아르바이트 공고를 집계해 보니 사무직 등 경력에 도움이 되는 아르바이트의 경우 경쟁률이 최고 384 대 1에 달했다” 며 “대학생은 물론이고 미취업자들까지 아르바이트에 몰려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