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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흡연상식

 

한국경제 2005. 01. 19.

 

식후연초공복담배가 꿀맛이라고?

담배를 피우면 살이 빠진다” “담배를 피우면 소화가 잘된다”... 애연가들이 흔히 들 쓰는 표현이다.

흡연과 관련한 갖가지 소문들은 과연 사실일까. 그러나 이들의 대부분은 과학적 의학적 근거가 없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담배와 흡연과 관련된 상식이 타당한지 알아본다.

 

담배를 피우면 살이 빠진다.

담배를 안 피우던 사람이 흡연을 하면 일시적으로 체중이 감소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일시적인 현상일 뿐 장기적으로는 복부형 비만을 초래하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의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여성흡연자의 경우 살찌는 것이 무서워 금연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금연을 하면 보통 35kg 정도의 체중이 늘어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금연을 하면 체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기초 대사율이 약간 감소하는데 기초 대사율이 낮아지면 체중이 한 달에 5백 g 정도 늘어날 수 있다. 둘째, 금연을 하면 식욕이 좋아져서 식사를 예전보다 잘해 살이 찐다. 셋째, 담배 대신 사탕처럼 단 것들을 간식으로 찾아 체중이 증가하기도 한다. 흡연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고 믿는 것은 흡연자가 담배를 끊을 경우 몸무게 가 증가하기 때문이다그러나 금연을 하면서 식생활 습관을 바꾸고 운동을 병행하면 체중 증가의 부작 용은 나타나지 않는다. 운동은 금연에도 도움이 된다.

 

식후에 담배를 피우면 소화가 잘된다.

금연 약속을 깨트리게 하는 가장 큰 유혹은 식후 담배 한 대다. 흡연자들은 식사 후에 담배를 피우는 것을 큰 쾌락으로 여긴다. 식후 담배가 특별히 맛있는 이유는 페릴라르틴(Perillartin)이라는 단맛을 내는 성분 때문이다. 이 물질은 식후에 많이 분비되는 침에 녹아 단맛을 낸다. 식사 후에는 혀의 표면이 기름기로 덮여있어 담배의 쓴맛은 적게 느껴지고 침과 합쳐진 이 물질로 인해 단맛이 증가한다 그러나 식후에 바로 담배를 피우면 입, 식도, , 장 전반에 나쁜 영향을 준다. 니코틴의 영향으로 위액 분비가 균형을 잃어 비흡연자에 비해 소화성 궤양의 발 생 위험이 2배 정도 증가한다. 자연 치유나 약물 치료에 의한 소화성 궤양의 치료도 방해한다. 또한, 흡연은 소장 및 대장의 기능을 나쁘게 해 변비, 설사, 복통, 복부 팽만감 등을 일으킨다. 위암 환자의 20% 정도는 흡연으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흡연과 스트레스에 대해 실험에서 니코틴 함량이 높은 담배를 피울수록 스트레스에 견디는 힘이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코틴 등의 성분은 일시적인 각성 및 진정 효과를 일으키지만 스트레스 해소와 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자신의 욕구나 의지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서 생긴다. 흡연자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을 때 담배를 피워야겠다는 욕구가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니코틴 금단증상도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더욱더 긴장도가 올라간다. 또한 흡연자들은 몸에 해로운 담배를 피운다는 불안과 죄책감을 늘 느끼게 된다. 가족과 주위 사람들의 눈치도 살펴야 한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 흡연에 대한 스트레스만 해소될 뿐,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는 전혀 해 소 되지 않는다. 흡연은 오히려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

니코틴은 신경세포들 간의 전달에 직접 관여해 일시적으로 각성 효과를 낸다. 그러나 담배에 들어있는 일산화탄소 때문에 오히려 정신 집중도 잘 안되고 멍해진다프로바둑기사인 조훈현 씨는 담배를 끊고 나니 훨씬 더 정신이 집중됐다고 밝힌 적이 있다. 프로 골프선수인 최경주 씨도 금연을 한 뒤 공이 더 멀리 날아간다고 했다고 한다. 담배를 피우면 집중력이 없어지고, 기억력이 감퇴돼 학생이나 수험생에게는 아주 해롭다고 할 수 있다.

 

술 마실 때 담배가 피우면 맛이 좋다.

술을 마실 때는 담배를 더 많이 피우게 된다” “술 마실 때는 담배를 피우면 맛 이 더 좋다애연가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미국의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알코올을 거의 매일 마시는 사람의 7090%는 골초인 것으로 나타났다음주와 흡연이 관계가 깊다는 얘기다. 이는 알코올과 니코틴이 신경세포의 동일한 특정부위 즉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음주를 하면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담배를 더 많이 피우게 한다. 니코틴은 또 이 수용체를 무디게 만든다. 무디어진 수용체를 자극시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술과 담배를 필요로 하게 된다. 금연을 시작했을 경우 가능한 술자리를 피해야 금연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 과 마찬가지다.

 

아침 공복 때 피우는 담배는 꿀맛이다.

흡입된 니코틴의 25%는 혈액 내로 흡수된다. 1분 이내에 그 효과가 절정에 달하고, 혈중에서의 반감기는 2시간 정도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담배를 피우게 되는 이유는 잠자는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아서 혈중 니코틴 농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가 더욱 간절해져 일어나자마자 담배를 피우게 된다. 니코틴이 부족한 상태에서 니코틴이 몸에 들어가므로 낮에 피우는 담배보다 맛 이 더 좋게 느껴지는 것이다심혈관계통과 신경계통은 아침에 처음 피우는 담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혈압 상승, 심박동의 항진, 신경자극, 위산분비 증가, 혈청 지방질의 변화, 혈소판 응집력 증가, 혈관 벽의 손상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동맥경화와 뇌졸중을 유발하게 된다.

 

굵기가 가는 담배는 니코틴이 적다.

흡연자들 가운데 슬림형 담배에는 니코틴이나 타르가 적게 들어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로 인해 슬림형 담배의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굵기가 다르더라도 한 개비에 함유된 니코틴과 타르의 양은 0.10.5 밖에 차이 가 나지 않는다. 일반 담배는 길이가 84인데 비해 슬림형은 1백으로 더 길다슬림형은 담배가 가늘어 흡연자들이 더 자주 피우게 될 뿐 아니라 더 깊게 연기를 빨아들이게 되므로 건강에 더 해로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