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언어에 의한 교내 남녀차별 ․ 성희롱 최다”
한국일보 2004. 12. 29.
학생 60~70% “남녀차별 ․ 성희롱 예방교육 없어”
각급 학교에서 언어 등에 의한 남녀차별과 성희롱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지만 학생 60-70%는 관련 예방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부는 최근 전문조사연구기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에 의뢰해 전국 중. 고학생 1천 명과 초. 중. 고 교사 1천82명을 대상으로 ‘남녀차별 및 성희롱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학생 62%(복수응답 가능)가 ‘여자(남자)답지 못하게’라는 식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답해 언어적 남녀차별이 가장 많았으며, 52.7%는 ‘교복착용에 있어 여학생은 바지를 입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를 꼽았다.
교내 차별을 경험한 비율은 학생 35.1%, 교사 24.2%였고, 교외에서는 학생 34%, 교사 38.4%로 나타나 교내에서는 학생이, 교외에서는 교사가 상대적으로 남녀차별을 많이 겪고 있었다. 학생 중에서도 교내에서 남녀차별을 경험한 학생 비율을 보면 여학생(37.6%)이 남학생(32.7%) 보다 높았다. 또한 교내에서 남녀차별이 심각하다는 학생은 9.5%인 데 비해 우리나라 전체의 남녀차별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63.7%였다.
그러나 학생 71.5%는 ‘남녀차별방지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다’ 고 응답했다. 교사의 경우 교내에서 남녀차별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이들 가운데 52.7%가 ‘보직 부여 시’를 꼽았다. 이와 함께 교내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는 경우는 전체 학생의 15.9%, 교사는 5.1%로 학생이 교사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 피해 유형으로는 전체 학생의 11.8%가 ‘음란한 농담이나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 등 언어적 성희롱을 꼽았으며, ‘음란한 책이나 사진, 자신의 신체부위를 고의적으로 노출해 만지는 행위를 보여주는 경우’가 8.4%, `가슴이나 엉덩이 등 특정부위를 만지는 행위 또는 신체적 접촉, 성적관계를 강요하는 경우'가 6.7%였다. 특히 성희롱 가해자로는 학생의 친구가 36.5%, 특정과목 선생님이 27%였다.
학교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한다는 응답은 여학생이 40%, 남학생이 34.5%에 불과해 10개교 중 6개교 이상이 이를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희롱예방교육을 하더라도 1년에 1~2회가량 실시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성희롱이나 남녀차별 경험 후 학생 10명 중 4명 이상이 참거나 주변사람과 얘기하는 데 그치는 등 소극적 대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차별 문제 상담교사가 없다는 응답(69.3%)과 성희롱 예방을 위해 학교가 노력하지 않는다(60.6%)는 학생들의 응답이 높게 나와 관련 교육과 제도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