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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성대 이상 경고음

 

국민일보 2004. 11. 29.

 

2주 이상 지속땐 의심 가져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몸의 건강은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목소리의 변화는 별것 아닌 것처럼 쉽게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다. 목소리가 변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감기나 급성 후두염처럼 가벼운 질환 때문일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선 식도암이나 갑상선암 등 심각한 질병의 신호탄일 수 있다. 따라서 목소리의 미세한 변화라도 꼼꼼히 살펴야 하며, 2주 이상 변화가 지속된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목소리는 들이 쉰 숨을 다시 내보내면서 성대를 진동시켜 생성된다. 성대는 목의 좌우 양쪽에 위치한 2크기의 기관을 말하는데, 말을 할 때 양쪽 성대가 서로 밀착, 진동을 유발해서 소리를 낸다. 목소리 변화는 성대에 이상이 있는 경우 발생한다.

 

◇갑작스러운 목소리 변화, 암의 신호탄=목소리가 변하는 원인 중 흔치는 않지만 가장 위험한 것이 악성 종양()의 전조 증상인 경우다. 성대 진동을 조절하는 후두 신경은 뇌의 깊숙한 곳에서 시작해 후두, 갑상선, 식도, 폐, 심장 등 인체의 중요한 부분을 길게 주행한다. 이 주행 경로에 있는 장기나 기관에 암이 생길 경우 신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쳐 성대가 마비될 수 있다. 성대 마비가 오면 발성 시 진동이 안돼 쉰 목소리가 나온다. 또 음식을 먹을 때 음식물이 폐로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없어 쉽게 사레가 들리는 현상도 나타난다. 이를 계속 방치할 경우 폐기능 저하나 폐렴을 유발할 수도 있다. 목소리 성형 전문 서울 예송이비인후과 김형태 원장은 목소리 변화는 암 진행의 가장 초기단계이므로 이 시기에 발견이 된다면 암은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지만 한번 손상된 신경은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에 쉰 목소리는 회복되지 않으며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화로 인한 목소리 변화도 질병 =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서서히 목이 쉬고 사레가 잘 들린다면 노인성 후두’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노인성 후두는 성대의 점막과 근육이 노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 성대 마비와 마찬가지로 목이 쉬고 사레가 잘 들려 폐기능 저하와 폐렴을 유발한다. 65세 이상 노인에게서 폐렴이 발병할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노년기에 쉰 목소리가 나거나 소리 내기가 어렵다면 정밀 검사를 받아보고 조기에 치료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심각해지는 환경오염, 과도한 음주와 흡연, 잘못된 목소리 관리 등도 성대 노화를 촉진하는 원인. 실제로 최근 목소리 변화를 호소하며 일선 병의원을 찾는 젊은 층에서 노인성 후두가 종종 발견되고 있다. 과도한 흡연이나 노래방에서의 잘못된 목소리 사용이 원인이라는 게 이비인후과 의사들의 진단이다.

 

기름진 음식, 쉰 목소리 부추겨 = 위의 소화액이 식도로 역류, 성대에 자극을 줘 발생하는 역류성 인후두염역시 쉰 목소리의 흔한 원인. 목에 이물감이 있고 가래가 생기면서 헛기침을 지나치게 많이 한다면 역류성 인후두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방치할 경우 코골이,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되며 드물지만 식도암이나 폐암, 후두암도 유발할 수도 있다. 역류성 인후두염을 부추기는 위험 인자는 점차 서구화되고 있는 식생활. 특히 피자, 튀김, 치즈, 버터 등 기름기 많은 음식과 커피, 홍차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와 탄산음료 등이 위 음식물의 역류를 유발하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직장인의 인기 회식 메뉴인 삼겹살과 소주도 마찬가지다.

 

성대에 생기는 물혹 조심 = 성대에 생긴 굳은살이나 물혹(폴립)도 쉰 목소리를 만든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남순열 교수는 “오랜 기간 동안 음성을 과도하게 혹은 부적절하게 사용할 경우, 성대의 마찰이 지나쳐 성대가 부어올랐다가 가라앉지 않고 그대로 굳어져 생긴다면서 스포츠 경기장에서의 응원, 노래방에서의 고함 등 한 번의 큰 소리로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목소리의 변화 외에 다른 심각한 증상은 없지만 대화를 방해하는 주원인이 되므로 면접을 앞둔 사람이나 상담원, 교사, 영업직 등 목소리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직종의 사람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