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cs 2023. 11. 1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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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증후군 3

 

연합신문 2004. 11. 24.

 

내수경기가 침체수준을 넘어 전형적인 ‘불황’의 늪에 빠져들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소비재 수입이 약 6년 만에 처음 감소세를 기록한 가운데 서민의 술’인 소주와 소형차 판매도 급감했다.

소비재 수입 감소내수한파 뚜렷

 

소비재 수입 약 6년 만에 첫 감소=지난 3/4분기(79) 소비재 수입물량지수는 138.7(2000100)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 낮아졌다. 외환위기 직후인 984/4분기에 수입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후 5년 3분기 만에 처음 기록한 마이너스 증가율이다. 특히 전분기 대비 소비재 수입물량증가율은 올 들어 1/4분기 -7.4%, 2/4분기 -2.0%, 3/4분기 -11.1% 등으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음식료품, 주류, 의류 등의 수입이 크게 줄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이 수입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소비재 수입물량이 감소하는 것은 내수소비가 꽁꽁 얼어붙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서민 바로미터소형차판매 30% 하락

소형차 판매 30% 이상 감소=서민들이 주로 타는 소형차 판매도 대폭 줄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110월 중 배기량 800cc 이상 1500cc 미만의 소형차 판매대수는 13만 2720대로 작년 같은 기간의 19만 474대에 비해 30.3%나 줄었다. GM대우차의 칼로스는 올 들어 10월까지 4912대가 팔려 작년 동기(1만 1830대)에 비해 58.5% 급감했고, 현대차의 베르나도 1만 2843대에서 7550대로 41.2% 줄었다. 기아차의 리오는 7324대에서 2120대로 7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각각 3.0%, 8.7%가 줄었고 중형차는 16.3%가 감소했다. 등록ᆞ취득세 면제와 고속도로통행료 50% 할인 혜택이 있는 800cc 미만 경차만 그나마 110월 중 판매(3만 847대)가 4.7%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지속되면서 중산ᆞ서민층이 어중간한 소형차보다 아예 경차를 구매하거나 구매 자체를 연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주 마실 돈 없고 송년모임도 급감

서민의 술, 소주도 판매 줄어=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양주는 물론 서민들이 즐겨마시는 소주 판매도 주춤해졌다. 올 들어 9월까지 소주 판매량은 7487만 4000 상자(360㎖짜리 30)에 그쳐 작년 같은 기간(7489만 상자)보다 0.02% 감소했다. 업계 1위인 진로만 소폭(1.6%) 늘었을 뿐 나머지 회사들은 15%씩 줄었다. 위스키 판매량은 10월까지 20%나 감소했고 맥주만 2.7% 증가했으나 올여름의 폭염 특수를 감안하면 매출신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기업 송년모임 축소=기업들이 비상경영에 들어가 샐러리맨들의 호주머니가 얇아지면서 연말 호텔 송년모임이 크게 줄었다. 서울 특급호텔의 경우 기업체 연말 모임이 대부분 작년에 비해 1030% 감소했다. 기업들이 부서회식을 줄이는 등 송년모임을 간소하게 치르도록 하면서 대부분 기업에서는 아예 송년 모임을 갖지 않거나 회사 근처에서 점심 모임으로 대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