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中도 ‘고학력취업난’ 극심
경향신문 2004. 11. 25.
대졸 취업난은 경기가 좋은 중국도 예외는 아닌 모양이다. 이제는 4년제 대학을 나온 군고구마 노점상까지 등장했다.
시안(西安)의 한 공과대학을 지난 7월 졸업(중국의 학제는 7월 졸업, 9월 입학)한 류(劉․22) 모씨는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자 베이징(北京)에 무작정 상경, 대학가가 밀집한 하이뎬(海淀) 구에서 허가 없이 군고구마 장사를 하다 23일 구청 단속반에 위법혐의로 적발됐다.
겨울 들어 베이징 거리에 등장하는 군고구마 노점상은 당국이 환경오염(연기발생)을 이유로 허가를 통제하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하루 벌이가 70위안(1만 원) 정도인 군고구마 장사는 짭짤한 돈벌이지만 대부분 초등학교조차 다니지 않은 사람들이 택하는 이른바 3D업종이다.
구청 단속반원들은 류 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는 “불법영업을 하지 말고 힘들더라도 합법적인 노동을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으라” 고 권유했고 류 씨는 “다른 일자리를 찾겠다” 고 다짐했다는 것이 중국 언론의 보도다. 앞서 베이징대학 졸업생이 고향인 시안에서 푸줏간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고, 공대를 나온 엔지니어가 길거리의 구두닦이로 나선 적도 있었다. 하지만 대졸자 군고구마 노점상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의 대졸 학력 소지자는 전체 인구의 3%에 불과해 대표적인 엘리트 계층으로 간주된다.
이에 대해 취업문제 전문가들은 “대졸자들의 취업 경쟁이 치열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풀이하면서 “그렇다고 대졸자가 군고구마 노점상으로 나선 것을 나쁘게 볼 것만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