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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 이상 고령출산 고위험은 이제 옛말?

 

동아일보 2004. 09. 17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의한 고령출산35세 이상의 출산을 말한다. 이 기준은 1958년 국제산부인과학회에서 정의된 것으로 35세 이상, 40세 이상 등으로 기준이 달리 적용되기도 한다.

고령 출산이 고위험 출산’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고령 출산의 경우 유산이나 다운증후군 감염의 위험성, 저체중아 및 기형아 출산 확률이 높아진다.

 

또 고령 임산부의 경우 젊은 임산부보다 고혈압, 비인슐린 의존성 당뇨의 발생빈도, 난산의 위험도 높다.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고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다는 보고와는 달리 산모와 아이의 건강에 관한 한 위험하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어 있다.

정말 그렇게 위험하기만 할까. 가천의대 길병원 산부인과학교실은 지난해 대한산부회지에 ‘40세 이후 고령 산모의 임신과 출산의 임상적 고찰’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40세 이상 산모 95명과 20~40세 미만 산모 94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산전, 산후 합병증과 신생아 현황을 비교 분석한 것.

 

그 결과 고령의 산모들에게선 제왕절개술의 빈도가 2배 이상 많았고 산전 특수검사 시행이 7배가량 많았으며 산후 합병증의 발병률도 높았다. 그러나 비정상태위, 조산, 불임력에 있어서 40세 이상과 이하의 산모들 사이에 별 차이가 없었다. 저체중아와 과체중아 모두 큰 차이가 없었고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 선천성 기형에도 차이가 거의 없었다.

이 보고서는 고령 산모에게서 산후합병증은 증가하지만 그 외의 경우에서는 차이가 없었다면서 과학의 발전으로 치료방법이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에 고령 산모를 고위험 산모로 간주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결론 맺고 있다.

 

한편 중국에선 아이를 늦게 낳은 사람들이 노년에 더 건강하다는 보고도 있다. 지난해 베이징대 경제리서치센터의 쩡이(zeng yi 발음 확인 필요) 교수와 미국 듀크대 막스 플랑크 인구조사협회 제임스 바우펠 교수가 공동으로 80세가 넘은 중국의 여성노인 9000명을 조사한 결과 마흔이 넘어 아이를 낳은 여성노인이 그렇지 않은 여성노인보다 장수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보고서는 중년에 출산한 여성들의 경우 에스트로겐 분비 기간이 길 뿐만 아니라 임신, 출산, 젖먹이기 등의 활동이 여성의 생물학적 시스템을 자극해 생존과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또 늦은 출산은 부모로 하여금 아이들이 결혼하고 자립할 때까지 생존할 수 있도록 건강에 더 신경을 쓰게 만드는 영향도 있다는 것.

그러나 확대해석은 위험하다. 서울대 의대 산부인과 전종관 교수는 “35세 이상이 고령출산인 것은 신체적으로 그즈음에 염색체 이상의 확률 등이 높아진다는 뜻이라며 평균 수명이 길어진다 해도 남은 수명에 따라 변하는 종류의 기준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