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cs 2023. 10. 4. 06:21
728x90
반응형

남한생활 적응하기 힘드니 교도소 보내달라

 

국민일보 2004. 08. 09.

 

3년 넘게 남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20대 탈북자가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교도소에 들어가려고 여대생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7일 교도소에 들어가기 위해 새벽에 귀가 중이던 여대생을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로 탈북자 김 모(26, 경북 영주시)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5일 오전 2시 40분쯤 서구 충무동에서 휴대전화로 통화하며 귀가하던 여대생 이모(23)씨를 골목으로 끌고 가 이 씨의 안경을 깨뜨리고 얼굴에 상처를 입힌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범행 직후 교도소에 들어가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기까지 했다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기불황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불규칙적으로 막노동을 했으나 생활이 너무 힘들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갈 데가 없으니 3년 정도 징역을 살게 해 달라. 만약 다시 내보내면 다른 범행을 저질러서라도 교도소로 가겠다”라고 했다.

김 씨는 탈북자에게 5년간 지급하는 생활정착금 50여 만원을 매달 받으며 정부에서 내준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살아오다 20026월 특수강간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그는 지난 2월 가석방 출소 후 매달 모였던 생활정착금 1200여 만원과 영구임대아파트 내 가재도구를 처분한 돈을 유흥비로 탕진해 버렸다.

 

김 씨는 이후에도 전기요금이 몇 달째 밀리는 등 생활이 힘들어지자 지난 1일 선원이 되기 위해 부산으로 갔으나 탈북자라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다시 교도소에 들어가려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지난 2001년 고향인 평안북도에 어머니와 형, 누나를 남겨두고 탈북했다.

한편 지난 6월 현재 국내 거주 탈북자는 부산 283명을 포함해 총 5170명이다. 이들은 탈북 후 자본주의 사회 적응훈련을 받고 사회생활을 하지만 자활능력이 떨어져 정부 지원에 주로 의존하는 실정이다.

부산지역의 경우 학생 22명을 제외한 나머지 성인 261명 중 취업을 했거나 자영업에 종사하는 탈북자는 21명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