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라인
‘119 핫라인’ 美교포 살렸다
경향신문 2004. 04. 19.
한국의 119가 미국에 사는 한 교포의 생명을 구했다. 한국계 미국인이 자살을 기도했다는 사실을 미 소방당국에 긴급 통보, 구출해 낸 것이다. 18일 행자부 119 안전신고센터에 따르면 17일 오전 10시 45분쯤 강원 홍천에 사는 ㄱ씨(42․여)로부터 구조요청 신고가 접수됐다. 그러나 구조해야 할 사람은 내국인이 아니라 미국에 사는 교포였다.
ㄱ씨는 이에 앞서 119를 통해 강원 홍천소방서에 먼저 연락했으며 홍천소방서는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 행자부 119 안전신고센터로 전화를 돌렸다. ㄱ씨는 미국 시민권자인 언니가 자살하기 위해 약물을 복용했는데 마지막 인사를 한다며 나에게 국제전화를 걸어왔다. 나는 영어도 잘 못하고 어디다 연락해야 될지 모르겠으니 빨리 미국 관계기관에 연락해 언니를 구해달라고 다급한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했다.
119 안전신고센터는 전혀 예상하지 않은 신고를 받고 일순 당황했으나 인터넷을 이용, 미국의 주소 안내 책자인 옐로 페이지(Yellow Pages)를 뒤졌다. ㄱ씨의 언니가 사는 미국 미주리주 관할 소방서인 놉 노스터(Knob Noster) 소방서의 긴급신고 연락처를 찾아냈다. 119 센터는 국제전화로 이 소방서에 신고를 했고 신고를 접수한 놉 노스터 소방서측은 즉시 현장에 출동, 신음하고 있던 ㄱ씨의 언니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ㄱ씨 언니는 현재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가 119에 신고한 후 미국의 언니가 구조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시간으로 안전당국의 재빠른 조치가 한 사람의 목숨을 살린 것이다. ㄱ씨의 언니는 미국인과 국제 결혼했으며 남편의 외도를 비관해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