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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인 42.2% ‘자살시도경험

 

중앙일보 2004. 02. 16

 

국내 거주 혼혈인의 42.2%가 피부색 등으로 인한 교육, 고용, 혼인에 있어서의 지속적인 차별 등으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의 용역의뢰를 받은 기지촌여성인권단체 두레방이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7개월간 국내거주 혼혈인 50명을 상대로 심층면접과 설문 조사를 병행 실시해 16일 발표한 결과에서 드러났다.

조사 결과 면접대상 혼혈인의 73.3%는 학창 시절 피부색으로 인해 놀림받은 적이 있었으며, 이들중 64.4%는 이로 인해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졸업이후에도 75.6%가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쳐다보거나 수군거리는 경우를 경험했으며 29%는 성희롱을, 8.9%는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44.4%는 고용에서의 차별을, 37.8%는 이성교제와 결혼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으며, 24.4%는 부모에 대한 사회적 질타를 혼혈인에 대한 차별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혼혈인들은 출생부터 학교와 직장, 결혼에 이르기까지 반복적으로 차별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혼혈인 가구의 월평균 수입은 101만 원, 생활비는 75만 원, 혼혈인 본인의 수입은 월평균 89만 원에 불과했으며, 저축은 거의 없는 반면 혼혈 가구의 평균 빚은 3천882만 원으로 수입과 비교했을 때 감당하기 힘든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반복적인 사회적 차별과 빈곤으로 인해 혼혈인들은 심각한 무기력과 심리적 장애를 갖게 돼 응답자 중 42.2%는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혈인들의 62.2%는 차별을 받은 경우 참거나 무시한다고 답했으며, 법적인 대응방법을 찾겠다는 응답을 한 사람은 1명에 불과했다.

인권위는 혼혈인들이 학교, 고용, 결혼 등 전 생애에 있어 지속적인 차별을 받으면서도 차별을 당할 때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혼혈인에 대한 법적인 보호장치가 전무하기 때문이라며 학령기 혼혈아동의 학교 생활과 실질적인 생계, 지원하는 적극적인 복지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혼혈인 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거주 혼혈인은 5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