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cs 2023. 9. 7.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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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엔 ‘10대 불가사의’가 있다

 

focus 2004. 01. 28

 

한국경제연구원의 좌승희 원장은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 경제력 집중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형평과 분배지향적 정책 속에서도 소득분배는 갈수록 악화되는 등 지난 15년여 동안 정부가 추진한 경제개혁의 성과는 실패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좌 원장은 27일 전경련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80년대 후반 이후 경제민주화, 균형성장, 분배정의의 기치아래 각종 개혁조치들이 추진됐지만 선진화를 이뤄내지 못했다며 개혁정책과 현실적 결과와의 이러한 괴리를 한국경제의 10대 불가사의라고 지칭하면서 개혁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경제의 첫 번째 불가사의는 경제민주화와 균형성장정책 기조 속에 선진화를 위한 경제개혁이 실시됐지만 88-2000년 총 요소생산성은 64-87년의 연평균 5.6%를 크게 밑도는 3.5%로 하락하는 등 오히려 한국경제의 역동성이 축소됐다는 점이다.

 

또 두 번째는 지역균형발전 정책 속에 한국이 서울(수도권) 공화국으로 변모했다는 것이며 세 번째는 WTO가입 이후 농촌구조조정을 위한 52조 원 이상의 농촌지원에도 불구하고 농가소득의 도시근로자소득에 대한 비중은 9595.1%에서 2002년 73.0%로 떨어지는 등 농촌의 피폐가 심화되고 있는 현상이다.

네 번째는 자원배분의 왜곡을 시정한다는 명분으로 경제력집중억제와 균형성장정책이 지속적으로 실시됐지만 전체 산업에서 30대 그룹과 5대 그룹이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이 86년 각각 39.3%, 21.7%에서 200151.5%, 25.0%로 높아지는 등 경제력집중 현상이 심화됐다는 점이다.

아울러 대기업규제 속에 중소기업 보호와 육성정책이 실시됐지만 중소기업 경쟁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불가사의다.

 

여섯 번째는 그동안 정부가 지속적으로 형평과 분배지향 정책을 펼쳤지만 상류층은 9421.0%에서 200122.7%로 증가한 반면 중산층은 같은 기간에 70.2%에서 65.3%로 크게 낮아지고 빈곤층은 8.8%에서 12.0%로 크게 늘어나는 등 소득분배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현상이 꼽혔다.

균등교육기회를 지향하는 교육평준화 속에 초--고생의 해외유학은 더 늘어났고 서울 강남학군의 서울대 진학률은 더 높아졌다는 점도 불가사의이며 금융자율화를 주창했지만 관치금융은 심화되고 은행산업의 경쟁력은 개선되지 못했다는 점은 여덟 번째 불가사의다.

 

그는 아울러 한국의 경제도약을 가져왔던 60-70년대의 개발연대 패러다임이 개혁 및 청산대상으로 치부되고 있는 현상 그 자체도 불가사의며 이처럼 불균형 심화와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 정책들을 더 강화하려는 것이야말로 마지막 불가사의라고 지적했다.

좌 원장은 개혁이 아무리 좋은 뜻과 높은 이상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반드시 기대했던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이 역사의 경험이라면서 정부는 어떤 경우에서도 민주, 평등, 균형이라는 이름아래 열심히 해서 성공한 사람들의 의지를 꺾어서도, 지나친 자비로 국민들의 나태함을 조장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